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혈액투석 환자, 정기 진료·자가진단으로 생명줄 혈관 협착 막아야”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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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인터뷰 김성균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

국내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더 악화하면 혈액투석 등 콩팥(신장) 기능을 대신하는 ‘신대체요법’(혈액투석·복막투석·신장이식)이 필요한 환자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신대체요법 환자 수는 최근 6년 만에 거의 절반(48.1%)이 늘었다. 원인 질환인 당뇨병 환자의 증가와 인구 고령화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에겐 투석혈관이 곧 생명줄이다. 협착이 생기지 않도록 자가 진단과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는 “혈액투석 환자는 협착, 혈전증, 혈관 폐색 등의 합병증에 유의해야 한다”며 “제때 발견하면 수술 없이 인터벤션(중재술)만으로도 혈전을 제거하고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재개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만성 콩팥병 환자 규모는 얼마나 되나.
“전체 인구 10명 중 1명, 성인 9명당 1명꼴이라고 보면 된다. 유병률이 세계 6위다.”

-이들은 어떤 상태인가.
“만성 콩팥병을 5단계로 나눈다. 1~2단계는 경고성 단계고 3단계부터 통계에 잡힌다.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사구체의 여과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평소 건강검진 결과에서 사구체 여과율 점수(e-GFR)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15점 미만이면 투석이 필요한 5단계, 즉 말기다. 이때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140에서 나이를 뺀 점수가 정상 범위라고 보면 된다.”

-신대체요법에서 혈액투석이 일반적인데 이유는.
“가장 수월하다. 병원에 오기만 하면 된다. 반면에 복막투석은 집에서 본인이 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에선 혈액투석이 압도적으로 많다.”

-혈액투석에선 투석혈관 확보가 중요한데.
“혈액투석은 피를 체외로 빼내서 인공필터로 노폐물을 거른 뒤 다시 체내에 넣어주는 과정이다. 짧은 시간에 전신의 피를 뽑아 걸러서 넣어줘야 한다. 그래서 큰 혈관이 필요한데 몸 표면에는 큰 혈관이 없다. 큰 (투석)혈관을 팔에 만들어 줘야 한다. 동맥과 정맥을 다이렉트로 연결해 주는 거다. 그래서 투석혈관을 ‘동정맥루’라고 한다. 투석 과정에서 동맥의 강한 압력 때문에 정맥이 많이 늘어나야 하는데, 정맥 상태가 나쁜 환자는 굵은 인조혈관을 심어야 한다. 환자는 한 번에 4시간 정도 걸리는 이 과정을 일주일에 3번 해야 한다.”

-투석혈관 수명이 길진 않던데.
“인조혈관은 3년, 자가 혈관은 5년 정도라고 얘기한다. 근데 사람마다 다르다. 평생 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투석혈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잘 유지되도록 모니터링과 규칙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혈전·협착·폐색이 생기는 이유는.
“정맥 입장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압력을 받는다. 혈류에 와류가 생기고 혈관 벽이 손상된다. 또 인조혈관의 경우 양 끝을 정맥과 동맥에 봉합해서 연결하는데, 이 또한 혈관을 손상하는 과정이라 이 부분이 잘 막힌다.”

-이들 합병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초음파로 확인하고 인터벤션 시술을 한다. 풍선카테터를 이용한 혈관성형술이다. 혈관조영제를 주입하고 혈관에 카테터를 넣어 좁아지거나 막힌 부위에서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확장시킨다. 90%는 이런 인터벤션으로 가능하다. 치료 예후가 좋으며 시술 시간도 평균 30~40분 정도로 짧다. 단, 이로 해결이 안 되면 혈관을 직접 여는 외과적 수술을 해야 한다.”

-인터벤션의 장점은.
“혈관은 손상을 되도록 줄여야 한다. 인터벤션은 신체적 부담이 적어 먼저 고려하는 치료다. 시술 후 곧바로 혈액투석을 할 수 있고 반복 시술도 가능하다.”

-협착 또는 폐색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투석혈관에 손가락을 대보면 잔 떨림이 느껴진다. 근데 협착이나 폐색이 생기면 잔 떨림 대신에 강한 박동이 만져지기도 하고, 아예 아무런 떨림·진동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투석혈관에 청진기나 귀를 대고 들어보면 피가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 혈류의 소리가 높은 음으로 들리거나 소리가 끊겨서 들리면 합병증을 의심한다. 투석혈관의 상태는 매일 손으로 만져보고 귀로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매번 혈액투석을 할 때마다 혈액투석실에서 의료진이 청진기로 들어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의심되면 혈관 초음파를 통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인터넷에 보면 먹지 말라는 게 너무 많다. ‘먹지 말라’는 말보다 ‘어떻게 먹으라’고 하는 정보가 신뢰도가 높다. 단백뇨가 없으면 굳이 저단백식을 할 필요가 없다. 단, 저염식은 기본이다. 소금 섭취량을 50%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식단에서 국물 있는 음식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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