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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출마선언 처음…이재명, 왜 출근길 '14분 영상' 뿌렸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시간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30분에 사전에 녹화하고 편집한 14분 11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역대 여야 대선 후보 중 영상을 통한 비대면 방법으로 출마선언을 한 것은 이 지사가 처음이다.

“코로나19 상황 고려”

이 지사 측은 비대면 방식으로 출마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사라는 방역책임자로서 기자회견장에 지지자 등이 몰려 방역에 문제를 일으키게 할 수 없었다”면서다.

당초 영상 공개 시점에도 변화가 있었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쯤 할 예정이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오전 9시 20분부터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을 열기로 하면서 이날 오전 7시 30분으로 시간을 바꿨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참모진은 오히려 ‘출근 길 선언’이 시점상 더 좋았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 영상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영상 선언문에서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유튜브 캡처)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 영상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영상 선언문에서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유튜브 캡처) 뉴스1

“출근 길 선언이 도정 공백 우려 불식”

현직 도지사가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도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근무 시간이 아닌 시간대를 택한 의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도정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고 한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SNS 출마 선언은 ‘가성비’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이 지사 측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출마선언은 현장에서 후보가 격정적으로 호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비대면 방식은 후보 혼자서 입장을 밝히기 때문에 격정적인 호소는 오히려 국민이 거북하게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차분하면서도 진중하고, 진솔하게 국민에게 입장을 전달하는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도정 공백 없다”는 이재명, 지사 사퇴 시기는?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 선언을 전후해 도정의 핵심 역할을 하던 정무직 라인이 순차적으로 사퇴해 이 지사의 대선 캠프로 합류하고 있다. 도청 한 공무원은 “이 지사는 그동안 도내 현안이나 정책을 모두 직접 챙기며 진두지휘해 왔다”며 “핵심 정무 라인이 빠지고 경선 일정이 바빠지면 도정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경선 출마 등으로 도정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의 공약이행률은 90%가 넘을 정도로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출마선언 전 주요 지역 현안과 정책 등도 마무리해 놓는 등 도정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갖춰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도정과 경선 후보 일정을 모두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도 실력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지사는 친형 관련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거나 어머니 장례 등 개인사가 있을 때도 일과 외 시간을 활용해 도정을 챙겼다”며 “이번에도 일과 외 시간 등을 활용하면서 도정을 충실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착성했다. 오종택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착성했다. 오종택 기자

경선 때도 지사직 유지할 듯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경선 일정에 따라 9월 10일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20대 대선에 출마하는 공직자는 12월 9일(선거일 90일 전)까지는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는 당내 경선 일정은 물론 대선후보로 선출된 경우에도 가능한 도지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가 2017년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2개월 정도 활동하기도 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때도 공직 사퇴시한 하루 전날(3월 14일) 성남시장직을 사퇴하고 도지사에 도전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단, 경선 때는 지사직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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