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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638번 암살 당할뻔한 사나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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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카스트로.(사진=중앙포토)

피델 카스트로의 권력이양 닷새째를 맞은 3일에도 쿠바 당국이 카스트로의 상태에 대해 함구로 일관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는 가운데 '카스트로 암살 방법들'에 관한 책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미주 중앙일보가 4일 보도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47년간 장기집권하는 동안 수백차례에 달하는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시도를 피해왔다. CIA의 카스트로 제거계획은 007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방법들이 동원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 쿠바 비밀정보국의 수장을 지낸 파비안 에스칼란테의 말을 빌려 무려 638회에 이르는 카스트로 암살 기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에스칼란테는 카스트로 암살을 막기 위한 보안업무를 담당했으며 과거 기억을 살려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냈다.

다양한 암살 기도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카스트로가 좋아하는 시가에 폭발물을 내장해 카스트로의 얼굴을 날려버리는 방법이었다.

또 카스트로가 쿠바 해안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긴다는 사실을 간파한 CIA는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연체동물류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CIA는 큰 조개류를 찾아서 다량의 폭발물을 집어넣은 뒤 껍질에 예쁜 색을 칠해서 물 속에 있는 카스트로의 관심을 유도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많은 다른 계획들처럼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

CIA는 점점 기력을 쇠하게 하는 만성 피부병을 유발하는 균류로 감염된 다이빙복을 카스트로에게 입히는 방법도 강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날에도 파리에서 펜 모양 주사기를 가진 요원이 카스트로 암살을 위해 파견됐으나 실패했다.

60년대 중반 CIA에 고용된 호텔 직원은 카스트로가 좋아하는 밀크쉐이크에 독약을 넣어 냉장고에 넣어둔 채 카스트로를 기다렸으나 문제의 밀크쉐이크가 얼어버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CIA는 카스트로의 손수건이나 그가 마시는 차나 커피에 치명적 박테리아를 투입하는 것도 생각했다.

카스트로의 전 애인이 CIA의 암살 기도에 동원돼 콜드크림 통에 독약을 숨긴 채 카스트로를 찾아온 적도 있다. 이 음모를 간파한 카스트로는 총을 건네며 자신을 쏘라고 했지만 카스트로의 전 애인은 "피델 나는 못하겠어요"라며 포기했다.

이같은 암살 음모를 피하기 위해 카스트로는 거리를 혼자 걸어다니던 습관을 중단했고 때로 자신과 똑같이 변장한 가짜 카스트로를 동원했다.

카스트로는 쿠바 안에 20개의 집을 두고 여기저기 옮겨 다님으로써 암살범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카스트로에게 보내지는 선물은 철저한 검색을 거친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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