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중국이 넘보는 우리 한복, 구독경제로 지키자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5:00

[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8) 

이번 달에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 후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항공사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중국의 누리꾼들이 우리 한복을 두고 명나라의 의상을 한국이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의 문화공정과 관련해 한복 등 여러 이슈가 등장했다. 문화재청이 우리 문화 유산인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영상 광고를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선보였다. 이런 홍보 방식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민의 혈세를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상당한 수익을 얻으면서도 우리 한복을 지킬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바로 구독경제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주중이나 주말에 경복궁이나 인사동 등을 가보면 정말 다양하고 멋스러운 한복의 물결이었다. 많은 외국인이 한복을 입고 인증샷을 찍느라 분주하게 오갔다. 비단 외국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젊은이도 많았다.

미션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로 유명한 톰 크루즈를 몇 년 전에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한복을 입고 미팅 장소로 갔는데, 톰 크루즈의 첫인사는 ‘판타스틱(fantastic)’이었다. 입고 간 한복이 환상적이라고 칭찬한 것이다. 글로벌 스타도 인정한 아름다운 옷이 바로 우리의 한복인 것이다.

몇 년 전 톰 크루즈를 만났던 미팅 장소에서 내 한복을 본 톰 크루즈의 첫인사는 '판타스틱'이었다. 글로벌 스타도 인정한 아름다운 우리의 한복인 것이다. [사진 전호겸]

몇 년 전 톰 크루즈를 만났던 미팅 장소에서 내 한복을 본 톰 크루즈의 첫인사는 '판타스틱'이었다. 글로벌 스타도 인정한 아름다운 우리의 한복인 것이다. [사진 전호겸]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한복 제조업체 수는 4506개에서 2014년 3054개로 32.2% 감소했으며, 종사자 수도 6262명에서 4478명으로 28.5% 줄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복을 입은 모습을 SNS에 업데이트하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트렌드가 아닌 유행으로 끝났는지,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한복’ 키워드 검색 양은 2016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라고 한다. 요즘 중국의 문화공정 때문에 다시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복이 일상복으로는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SPA 브랜드 스파오가 한복 브랜드 ‘리슬’과 손잡고 일상생활에서도 편리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을 출시한다고 한다.

항공사와 함께하는 글로벌 한복구독서비스

외국인들에게 한복이 인기가 많아 한복을 대여해주는 업체는 다수 있겠지만, 한복을 구독서비스로 제공하는 기업 및 스타트업은 없는 듯하다.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우리 한복은 정말 아름다운 옷임에도 왜 한복 구독서비스는 없는 것일까? 한복구독서비스는 정말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는 것일까?

한복은 명절이나 결혼식 때 입는 옷으로 평생 한 번 사거나 빌려 입는 옷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고객의 재방문율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복의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도, 지속적으로 구독하는 고객이나 기업을 찾지 못해 선뜻 시작하기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즉, 시장이 보이지 않으니 구독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시장이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외국인 방문객 상당수는 한복을 입고 고궁이나 인사동 등을 방문하는데, 대부분은 비행기를 타고 우리나라에 여행을 온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항공티켓 판매 시 한복 대여 서비스를 옵션 및 패키지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복뿐만 아니라, 취항하는 나라의 고유 의복 체험을 상품화해 글로벌 패키지 서비스도 기획할 수 있다.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항공사에서 한복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한복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중앙포토]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항공사에서 한복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한복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중앙포토]

항공사 ID경제 플랫폼

항공사에서 직접 한복 대여서비스를 해도 되겠지만, 항공사가 한복업체를 구독해주는 것이다. 즉 B2B구독을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한항공이 한복업체의 한복을 구독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항공은 구독한 한복을 티켓 판매 시 옵션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같은 곳에서 한복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하면 분명히 한복구독서비스를 고민하는 소상공인의 창업이나 한복 관련 기업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한복 구독 시장이 열리면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대기업과 스타트업 및 소상공인의 동반성장의 좋은 혁신 성장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창출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찍은 여러 한복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항공사의 서브 홈페이지로 만들어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면 항공사는 자연스럽게 여행 플랫폼까지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은 자연스레 한복이 한국의 전통의상임을 상식처럼 알게 될 것이다.

왜 고객은 다른 휴대폰보다 더 비싼 아이폰을 사고, 수없이 많은 커피전문점이 있는데 굳이 왜 스타벅스를 가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특정 브랜드만이 주는 서비스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각국의 고유한 옷을 입고, 사랑하는 가족 또는 소중한 사람과 찍은 행복한 추억과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은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사 ID와 플랫폼이 연동되어 나의 ID로 로그인하면 추억이 담긴 여행 사진을 보는 것은 물론이거나 와 주위에 그 소중한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는 나만의 차별화된 여행 다이어리(diary)가 생기는 것이다.

플랫폼의 빅데이터와 AI 분석을 통해 고객이 선호할 만한 여행지를 미리 추천해주거나 그 여행지와 관련된 정보도 제공해줄 수 있다. 특히 플랫폼은 규모의 경제와 ID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항공사는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영업하기 때문에 다른 사업보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구독경제의 가장 핵심은 효용성을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즈된 서비스와 소유를 통해 개인별로 차별화한 ‘구독서비스 경험’이다.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항공사만이 구독경제 및 ID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구독경제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한복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구독서비스는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다 가능하다. 대기업이 강점인 분야가 있고 소상공인 또는 스타트업 기업만이 할 수 있는 분야도 있으며 대기업과 소상공인이 같이 서로 협력하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소상공인 구독경제 비즈니스모델도 분명히 있다.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Mission: Impossible’이 아니라 아이디어 하나로 ‘Mission: I'm possible’이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마켓인 것이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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