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테슬라, 자동차 메이저들 협공 구독경제로 뚫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30 15:00

업데이트 2021.03.30 15:30

[더,오래]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6)

일론 머스크는 지난 3월26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최대 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아마도 몇 달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작년 말까지 테슬라의 주가 상승 속도는 굉장했다. 항간에는 테슬라의 주가가 애플을 앞지르며 미국 최대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의 주가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과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모델3. EPA=연합뉴스

테슬라의 모델3. EPA=연합뉴스

테슬라의 주가 약세에는 전통적인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의 적극적인 전기차 시장 공략과 각종 악재의 영향 탓이 크다. 테슬라에게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전통의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3월 ‘파워데이’ 행사를 열고 “2025년까지 전기 모빌리티 분야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고 선두에 오르겠다”고 발표했다. 또 ‘2030년까지의 배터리·충전 관련 기술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향후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도 밝혔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2025년까지 30여 종의 새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로 익숙한 샤오미가 창정자동차와 손잡고 2023년까지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기차 시장이 이렇게 치열해지고, 배터리 기술 등의 발전으로 전기차 가격은 계속적으로 하방압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전기차 보조금 기준금액을 낮추고 있어 자연스레 전기차 가격도 인하 추세를 보인다.

정부는 올해부터 6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전기차 가격이 6000만~90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의 절반만 주고, 9000만원 이상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의 일부 전기차 가격도 지속적인 상승하다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가격 변동.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가격 변동.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우리나라에 전기차를 수출하려는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테슬라 전체 이익의 25%는 구독서비스

일론 머스크는 2020년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FSD(Full Self-Driving) 옵션을 구독서비스로도 제공하게 될 것 같다. 아마도 올해 말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처럼 FSD를 옵션으로 판매하는 것이 수익적 측면에서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FSD를 구독서비스로도 제공하는 것을 추진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투자, 소비자에게 혜택이 되는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3월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완전 자율주행 구독서비스가 올 2분기 안에는 나온다는 취지의 내용을 올렸다.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옵션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서비스에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FSD(자율주행) 구독서비스가 무엇이 대단하길래, 일론 머스크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하고, 최근 트위터에서 또 이야기하였을까? 세계적인 투자 금융 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자율주행 구독서비스가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우리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보고서는 “테슬라가 해당 서비스를 구독서비스로 사람들에게 제공하면 수많은 사람이 해당 서비스에 가입할 것”이라며 “해당 서비스는 2025년까지 테슬라 매출에서 6%를 차지할 것이지만, 해당 구독서비스의 총수익은 테슬라 전체 수익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출의 6%에 불과한데 전체 이익의 25%를 차지한다면, 얼마나 FSD 구독서비스의 수익률이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 모빌리티(자동차)의 큰 특징은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더 이상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는 달리는 사무실, 영화관, 게임방, 도서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즉, 우리는 이동 중에 차 안에서 수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FSD 구독서비스 이외에도 영화, 오락, 전자책, 그리고 사무지원 등의 추가적인 구독서비스도 같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구독서비스를 자동차 회사가 지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모빌리티 회사가 구독서비스로 얻는 이익은 훨씬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기존에 포르쉐, 벤츠, 현대차 등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자동차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자동차’ 하드웨어 자체를 구독하는 것이었다. 사실상 테슬라는 자율주행이라는 구독서비스를 통해 자동차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소프트웨어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경제시스템의 근간은 구독서비스

특히 미국 시장은 우버 등으로 ‘카 헤일링(Car-Hailing)’이 익숙하다. 즉, 이동을 원하는 승객이 자신의 위치로 자율주행차를 부르면, 그 장소로 와서 원하는 목표 장소까지 이동시켜주는 헤일링 서비스가 상용화하기에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미래에는 자동차의 공간이 단순히 이동 수단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 공간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근간이 되는 경제 시스템 및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구독경제다. [사진 pixabay]

미래에는 자동차의 공간이 단순히 이동 수단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 공간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근간이 되는 경제 시스템 및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구독경제다. [사진 pixabay]

나는 자율주행 '카 헤일링' 역시 구독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에는 자동차의 공간이 단순히 이동 수단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 공간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달리는 스마트폰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이때 근간이 되는 경제 시스템 및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구독경제가 될 것이다.

록인(Lock-in)효과가 강력한 구독서비스 시장에서는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구독서비스는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하므로 우리 기업들은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행법 위반으로 ‘타다’나 ‘우버’의 경우 사실상 사업의 서비스가 제한 되어 있는 상태이다. 운전자가 없는 승용차의 자율주행 카 헤일링 서비스가 상용화하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이 자명하다. 새로운 구독서비스가 물밀 듯이 해외에서 쏟아져 나올 것이다. 비대면 의료 시장도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기술 및 하드웨어의 발전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소프트웨어적인 구독서비스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 구독서비스로의 전환은 대부분 기업에는 필수 조건이며, 구독 범주는 제한되어 있지 않기에 서비스에 대한 말랑말랑한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만이 앞으로 지속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다가온 구독경제 시대에는 상상력을 잘 활용한 기업과 개인들에게 다양한 기회들이 있을 것이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