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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국힘 맏아들" 돌아오자마자 윤석열 때린 홍준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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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21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에 반발하며 탈당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에 대한 복당 안건은 최고위에서 반대의견 없이 통과됐다”며 “모든 당내 (대선)주자들처럼 홍 의원이 (대선 출마를 위해) 기획 중인 대국민보고회에도 요청이 있다면 참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고위 의결이 끝난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 의원은 “공정과 자유, 서민과 소통을 기치로 정권교체를 위한 한 알 밀알이 되겠다”며 “화합과 통합, 연합의 정신으로 하나로 뭉치자”고 말했다.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의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24 오종택 기자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의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24 오종택 기자

특히 홍 의원은 “헌정사ㆍ정당사 초유의 젊은 리더십과, 수신제가(修身齊家)의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창출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젊은 당 대표가 됐는데 아무 경륜 없고 젊은 사람이 대선후보가 되면 신뢰를 받을 수 없다. 노련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과의 조합이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선 최근 X파일 논란이 불거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야권에선 홍 의원의 복당이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안팎의 경쟁자를 향해 오랜 ‘저격수’ 역할을 자임해온 데다 정치 현안에 대해 할 말은 하는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뛰어들면서 야권 대선 주자들 내에서도 "격랑이 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홍 의원의 말끝이 윤 전 총장을 향해있는 점도 관전대상이다. 홍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향해 “법의 상징인 검찰총장 출신이 20여가지 본인과 가족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라며 “정면 돌파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능력)는 1%도 안 된다. 나머지 99%는 검찰 수사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것”, “지금 여론조사 지지율이 내년 3월까지 간다고 보나”, “본인이 검증을 피하려고 해선 못 피할 것”이라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해 날선 메시지를 쏟아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 ‘당이 나서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선 “특정 후보만 당이 옹호한다면 불공정 경선”이라며 “(당원이 아니므로 당이 나서진 않는다는)이준석 대표의 스탠스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야권 후보로 급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선 “평가 대상도 아니고 평가할 입장도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당내에선 홍 의원의 발언이 예전만큼의 ‘파괴력’을 갖진 못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의 국민의힘 의원은 “젊은 당원도 늘고 지도부가 바뀌는 등 당의 체질이 바뀌었다. 부적절하거나 과한 언사가 나오면 내부에서도 거부감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의원은 29일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조사 내용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대국민보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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