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스승 이어 꼭 50년…명문 음반사 데뷔한 김봄소리

중앙일보

입력 2021.06.21 17:20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내고 21일 기자간담회을 연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 유니버설 뮤직]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내고 21일 기자간담회을 연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 유니버설 뮤직]

“1971년에 스승인 김영욱 선생님이 도이치 그라모폰(DG) 데뷔 음반을 발매했다. 딱 50년 되는 해에 같은 음반사와 전속 계약을 하게 돼 감사하고 기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도이치그라모폰 전속계약 후 음반 내

바이올린 연주자 김봄소리(32)는 김영욱(73)의 제자다. 김영욱은 1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후 전설과 같은 경력을 써내려갔던 연주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과 협연했고 첼리스트 요요마와 트리오로 활동했다. 어깨뼈 부상 이후 연주를 접고 2003년부터 서울대 음대에서 가르치고 있다. 김봄소리는 서울대에서 김영욱에게 배웠다.

124년된 음반사 DG는 지난 2월 김봄소리와 전속 계약을 발표했고 이달 첫 음반을 냈다. 카라얀을 비롯해 역사적 연주자들이 음반을 냈던 곳이다. 김영욱은 23세에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와 베토벤 소나타 3번으로 데뷔 앨범을 냈다.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봄소리는 “선생님에게 소식을 알렸더니 ‘두려워하지 않고 욕심 있게 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하시더라. 칭찬을 처음 들었다”며 웃었다. 김영욱은 엄격하기로 유명한 스승이다.

김봄소리는 자연스러운 음악성, 빈틈 없는 기교로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20대엔 ‘콩쿠르 퀸’으로 불렸다. 차이콥스키, 시벨리우스, 몬트리올, 센다이, ARD 국제 콩쿠르에 입상했고 2017년에 워너 클래식스에서, 2019년엔 DG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라파우 블레하츠와 함께 앨범을 냈다. 김봄소리는 “두번째 음반을 만들 때 음반사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음반사와 같은 비전을 가지고 좋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겠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DG 본사는 김봄소리와 계약하고 새 음반을 제작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 유니버설 뮤직]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 유니버설 뮤직]

18일 발매된 음반은 오페라 노래의 편곡 작품들이 중심이다. ‘카르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타이스’ ‘삼손과 데릴라’ ‘파우스트’등 유명한 오페라의 익숙한 아리아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바꿨다. 서정적 선율이 바이올린으로는 고난이도의 기교가 필요한 음악으로 변화했다. 김봄소리는 노래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을 드러냈다. “그들은 자유롭게 노래한다. 가슴에서 그대로 나온다. 나도 바이올린과 오랫동안 친해진 결과 목소리처럼 악기를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오페라 편곡을 의뢰해 녹음했다.” 이번 수록곡들은 오스트리아 지휘자·작곡가인 마이클 로트가 김봄소리를 위해 새로 편곡했다.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 석사과정에 있을 때 같은 공간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단골 청중이었다고 한다. “학생이어서 싼 가격에 오페라를 볼 수 있었다. 성악가들의 노래는 바이올린 연주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악기를 연주하면서도 상상력을 더해 스토리를 만들고, 특정한 구절에 의미를 담게 됐다.” 김봄소리는 “내 연주를 듣는 청중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느끼고, 세상 모든 것은 뒤로한 채 잊을 수 없는 한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전설적인 스승과의 추억에도 노래의 한 조각이 있다. “선생님과 함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들으면서 음악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꼈던 순간이 있다.” 김봄소리는 앨범 수록곡으로 독주회를 연다. 22일 경기아트센터, 23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25일 안성맞춤아트홀과 26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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