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살아있음'을 고찰" …세번째 음악제 여는 손열음

중앙일보

입력 2021.06.15 15:42

업데이트 2021.06.16 14:31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를 다음 달 28일부터 여는 손열음 예술감독이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를 다음 달 28일부터 여는 손열음 예술감독이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어딜가든 볼 수 있는 공연은 안 만들고 싶다.”
평창 대관령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말이다.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음악제에서 연주되는 작품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2018년부터 3년째 이 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공연 전체의 기획, 곡목 선정을 주도한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3년차
"올해 주제는 이중적 의미의 '산'"

그는 “가로축과 세로축이 있는 그래프를 만들어 음악제의 연주 곡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가로축은 연주 빈도다. “연주가 정말 많이 되는 곡부터 거의 안되는 곡까지 배열한다. 세로축은 시대다. 이렇게 나눈 곡들을 균형있게 배치해 청중이 음악을 편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2018년엔 ‘호기심’, 이듬해는 베토벤 250주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짰다. 다음 달 28일 시작하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산’이다. 한국어로는 자연의 산이고, 영어로는 ‘얼라이브(Alive)’, ‘살아있는’이다. 8월 7일까지 메인 공연 13번, 스페셜 공연 2번, 강원도 지역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7번을 연다.

손열음은 “가장 한국적인 풍경이 무엇일까 머릿속에 그려보게 됐다. 그러다 문득 사방에서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산세’야말로 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산'은 팬데믹을 지나며 각인된 ‘생존’의 이야기도 된다. “전염병의 시대에 살아있지만 마음껏 살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있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산을 하나 넘는 것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비유가 되기를 바란다.”

음악제는 ‘살(Flesh)’을 제목으로 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시작한다.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정치용이 베토벤 교향곡 4번을 연주하고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이 협연한다. 이밖에도 '산'과 '죽은'을 대비시키는 공연, '등정'이나 '바위'를 주제로 한 공연 등으로 '산'의 이중적 의미를 전한다.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의 '뮤직 텐트'. [중앙포토]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의 '뮤직 텐트'. [중앙포토]

피아니스트 백혜선ㆍ백건우의 '평창 데뷔'도 준비돼 있다. 백혜선은 7월 30일 손열음과 함께 듀오로 연주하고, 백건우는 8월 6일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피아노 3중주 무대에 선다. 두 연주자 모두 이 음악제의 첫 무대다. 손열음은 “어려서 백혜선을 스타처럼 동경하다 이번 무대를 마련했다”고 했고, “주로 독주,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던 백건우의 소규모 실내악 무대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2018년 결성된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도 관심사다. 전세계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주자들이 연합하는 악단이다. 올해는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이지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박지윤이 악장을 맡는다. 손열음은 “해외에서 국위선양하는 한국 연주자를 모아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신선한 성격의 오케스트라가 돼 음악적으로 기대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인종이나 국적으로 엄격하게 자르는 대신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연주자까지 포함하는 오케스트라”라고 덧붙였다.

올해의 평창대관령 음악제는 거리두기 원칙을 지켜 5월 18일 티켓 판매를 시작했고 이달 15일 현재 약 80%가 예매 완료됐다. 손열음은 “클래식 음악은 단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상관없이 언제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대상이다”라며 “이를 알리는 데에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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