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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김정은에 "Chairman" 칭하며 "北, 대화 응하길"

중앙일보

입력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언급한 데 대해 "(대화 언급이)북한으로부터 곧 긍정적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한ㆍ미 북핵 수석대표 간 대면 협의에서다.

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규덕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김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성 김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김 위원장이 대화와 대결 모두를 언급한 데 대해 주목하며, 우리 역시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게 만나자고 제안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대화를 말한 게 우리가 곧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 김 "대화 제안 답 기다리는 중" #"미국도 대화, 대결 모두 준비돼" #한ㆍ미ㆍ일 간 연쇄 북핵협의 개최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4월 말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낸 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 측에 이를 설명하기 위한 접촉을 요청했으나, 북한은 의미 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북한이 여전히 묵묵부답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가 한국에 온 만큼 판문점 등에서 북·미 간 '깜짝 회동'이 이뤄질지 여부도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로선 관련해 진전된 논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또 김 위원장을 언급하며 'Chairman Kim'이라고 공식 직함으로 불렀다. 대화의 상대로서, 국가 지도자로서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노 본부장도 모두 발언에서 김 위원장의 최근 '대화'와 '대결'을 동시에 언급한 데 대해 "북한으로부터의 첫 반응이며 주목하고 있다"며 "정부는 한ㆍ미간 협의와 조율을 통해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북 관계와 한ㆍ미 관계가 서로를 강화하면서 상호 호혜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를 복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협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한의 최근 발언에 주목하고 있으며 북한으로부터 대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받길 바란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지난달) 한ㆍ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이번 협의에서도 의미있는 남북 대화에 대한 미국의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노 본부장은 협의 결과에 대해 "남북 간 북ㆍ미 간 기존 합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대화와 관여를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중점 협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언급하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특히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동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대응과 활동방향을 명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 김 미국 대북 특별대표(오른쪽)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 김 미국 대북 특별대표(오른쪽)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한편 이날 한ㆍ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는 한국 측에서 노 본부장을 비롯해 이문희 북핵외교기획단장,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이 참석했으며 미측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아담 파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과장, 정박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오후에는 한ㆍ미ㆍ일 및 한ㆍ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잇따라 열린다. 일본 측에서는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한다.

성 김 대표는 오는 23일까지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며 22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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