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연수원 시절 고위법관이 술 따르라며 뒤통수 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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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더불어민주당(서울 동작을) 의원은 10일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조직적 회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건과 관련해 자신도 과거 사법연수원 시절 성희롱성 발언을 듣고 사과를 요구했다가 회유를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서울 동작을) 의원. 뉴시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서울 동작을) 의원. 뉴시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의 국방부 현안질의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피해자 이 중사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한번 생각해 보셨느냐"고 물으며 과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의원은 "예전에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 고위직 법관이 제 뒤통수를 치면서 술을 따르라고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더니 다시 한번 뒤통수를 치면서 '여자가 말이야, 남자가 따르라는 대로 술 따라야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를 받겠다고 했는데 저도 조직적인 회유를 받았다며 "그래서 1년간 사법연수원 휴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그 지경이 돼서 1년간 아무것도 못 했다"며 "그런데 여군인 이 중사는 조직 내에서 고립감, 무기력감이 얼마나 컸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도대체 그 심리상태를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실지 절망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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