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비행단서도 터졌다… 군검찰, 여군 불법촬영 2차 가해 조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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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 정문. 프리랜서 김성태

공군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 정문. 프리랜서 김성태

공군 20전투비행단에 이어 19전투비행단에서도 여군과 관련된 성적 추문과 2차 가해 의혹이 일고 있어 공군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2차 가해 의혹이 제기된 19비행단 군사경찰 수사계장(준위) 등 관련 수사 인원들을 전날부터 조사하고 있다.

19비행단군사경찰대대 소속 A 하사가 여군 숙소에 무단침입해 불법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과 관련, 수사 관련자들에 의한 2차 가해가 발생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온 데 따른 조처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 성폭력상담소(이하 상담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초동 수사 당시 19비행단 수사계장 B씨가 불법 촬영 사건 피해자 조사를 하면서 “가해자가 널 많이 좋아했다더라, 많이 좋아해서 그랬나 보지, 호의였겠지”라는 말을 하고 “그런 놈이랑 놀지 말고 차라리 나랑 놀지 그랬냐, 얼굴은 내가 더 괜찮지 않냐”라는 발언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B 준위가 A 하사에 대해 “걔도 불쌍한 애”, “가해자도 인권이 있다”라고 옹호하는 등 사건 축소·은폐 정황도 있다고 상담소는 주장했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 검찰부에서 법과 규정에 따라 철저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9비행단 사건도 국방부 차원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으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및 검찰이 잇단 압수수색을 받는 등 부실 수사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소 측은 “이 사건 수사는 이미 피해자들의 신뢰를 잃은 공군 중앙수사대가 아닌 국방부조사본부에서 해야 한다”며 “19비행단 군사경찰대 수사 관계자들을 수사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수사를 통해 책임 여부를 가려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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