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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대부분을 그가 썼다" … 극작가 김지일 선생 별세

중앙일보

입력

마당놀이의 대표적 극작가였던 고(故) 김지일 선생. [사진 극단 미추]

마당놀이의 대표적 극작가였던 고(故) 김지일 선생. [사진 극단 미추]

마당놀이의 극작가이자 국내 1세대 공연 기획자로 꼽히는 김지일(본명 김청일) 선생이 7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은 1980년대부터 ‘심청전’ ‘춘향전’ ‘홍보전’ ‘이춘풍전’ 등 대표적 마당놀이 18편의 대본을 집필해 명성을 얻었다. 마당놀이 공연을 함께 한 극단 미추 측은 “첫 마당놀이인 1981년 ‘허생전’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공연되는 마당놀이의 거의 모든 대본을 쓴 작가”라고 했다. 2010년대 초반 국립극장에서 마당놀이가 부활한 ‘심청이 온다’의 극본도 고인이 맡았다. 이밖에도 뮤지컬 ‘영웅만들기’ ‘뜬쇠 되어 돌아오다’, 창극 ‘천명’‘아리랑’, 무용극 ‘마음속에 이는 바람’ 등 많은 장르의 작품 대본을 썼다. 2013년엔 『김지일 음악 무용극본집』두 권이 출간됐다.

황해도 사리원 태생으로 서울고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했고 공연장과 공연단체에서 공연기획자로 활동했다. 1971년 예그린악단 홍보부장을 시작으로 국립가무단 총무, 국립극장 선전기획실장, 마당세실극장 극장장, 서울시립극단 기획실장, 극단 미추 운영위원을 지냈다. 특히 극단 미추의 손진책 대표와는 마당놀이를 비롯해 50년 공연 인생을 대부분 함께했다. 손 대표는 “뼛속까지 작가였다”며 “내년 1주기에 추모 공연을 올릴 생각”이라고 했다.

유족은 아내 김상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경기도 구리 원진녹색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9일 오전 6시다. 031-552-5119.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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