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심장·폐 괜찮은데 자주 흉통·기침? 위산이 거슬러 올라온 탓일 수도

중앙일보

입력 2021.06.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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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속 내용물이 역류해 불편한 증상을 일으키는 위식도 역류병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라 불릴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0년 284만 명 정도에서 2020년에는 465만 명으로 10년 새 64%가량 증가했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조유경 교수는 “내시경 이용이 늘어나 진단율이 증가했을 수도 있지만 비만·노령 인구의 증가와 서구식 식생활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위산을 중화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 줄면서 위산이 과다해진 것도 증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위식도 역류병 예방·치료법
식후 바로 눕거나 야식 말고
잠잘 땐 상체를 약간 높이고
술·커피, 기름진 음식 삼가고

위식도 역류병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는 것을 막아주는 밸브 역할을 하는 식도 조임근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발생한다. 음식을 삼킬 때나 트림할 때 외에는 닫혀 있어야 하는 식도 조임근이 부적절하게 열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커피·탄산음료 섭취 등으로 위액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비만 등으로 위압이 증가하는 게 원인이 된다. 중노년층에서는  노화로 인해 식도 괄약근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재발 잘 되고, 노령·비만자 더 위험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증상이 반복되면 식도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한다. 염증이 만성으로 진행하면 식도 협착이 생기거나 식도가 본래 피부(편평상피)에서 위·장 형태의 피부(원주상피)로 변하는 바렛 식도라는 게 발생할 수 있다. 바렛 식도는 식도암을 정상인보다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

위식도 역류병 환자는 흔히 가슴이 타는 듯한 쓰림과 구강 내 쓴맛, 목의 이물감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보통 식후나 밤늦게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전형적인 가슴 쓰림 등의 증상이 있으면 위식도 역류병을 쉽게 진단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가슴 통증과 만성 기침, 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 곤란, 쉰 목소리 같은 의외의 증상으로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천식 환자는 증상이 더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심장 질환이나 폐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과 폐에 이상이 없는데 흉통이 있거나 6주 이상 마른기침이 계속되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위식도 역류병은 약을 먹으면 쉽게 낫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80%가량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로 치료된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가 한 번 위식도 역류병에 걸리면 치료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조 교수는 “증상이 경미하고 간헐적일 땐 단기간의 제산제 치료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위식도 역류병의 위험 인자인 노령·비만·흡연 등은 단기간에 교정되지는 않는다”며 “특히 노령·비만 인구에서는 위산 역류를 방지하는 해부학적 이상이 교정되지 않고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위식도 역류병은 재발 우려가 높은 만성질환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가 중요하다. 조 교수에 따르면 치료 과정과 관리법은 이렇다. 먼저 4~8주간 위산 억제 치료를 한다. 이후엔 용량을 줄여 매일 약을 먹거나 필요할 때만 복용하는 방법으로 6개월 정도 유지 치료를 한다.

생활습관 바로잡아 재발 막아야

경증 식도염의 경우 약 복용을 줄이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비만이면 체중을 줄이는 게 첫 번째다. 먹고 바로 눕지 않고 과식이나 야간에 간식을 먹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식후 2시간 내에는 눕지 않아야 한다.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등의 활동을 해야 음식물이 원활히 내려간다. 잠잘 땐 머리뿐 아니라 상체를 약간 높여서 자는 자세가 도움된다.

식도 조임근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는 술과 커피, 탄산음료, 오렌지 주스 등의 식품은 되도록 줄여야 한다. 기름진 음식도 마찬가지다. 위 속에 오래 남아 역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줄이는 게 좋다. 이 밖에 보정 속옷과 복대 등 꽉 끼는 옷,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등 복압을 높이는 동작이나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조 교수는 “소화불량이나 연하 곤란과 함께 체중 감소가 동반하는 경우, 또 충분한 위산 억제 치료에도 잘 낫지 않는 경우엔 다른 원인 질환이 있는지 감별이 필요하다”며 “위암·식도암과 연관될 수도 있으므로 임의로 제산제만 복용하지 말고 내시경 검사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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