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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13년 만에 최고…5월 소비자물가 2.6% 상승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서울의 한 시장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서울의 한 시장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5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급등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이 점점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다. 올해 1월 0.6% 상승률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2월에 1.1%, 3월 1.5%, 4월에는 2.3%로 올라서더니 지난달 2% 중후반으로 뛰었다.

전체 상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 특히 작황 부진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을 받은 농축수산물이 12.1% 올랐다. 품목별로는 파(130.5%)와 달걀(45.4%)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달에는 석유류 가격이 23.3% 급등하며 2008년 8월(2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공업제품 가격도 3.1% 올랐다.

서비스 가격도 1.5% 올랐다. 특히 개인서비스가 2.5% 올랐는데, 외식 물가가 2.1%, 외식 외 물가가 2.8%로 모두 상승했다. 비싼 농축수산물 가격 때문에 재료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2017년 10월과 11월 1.4%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1.8%, 0.8%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상승 폭을 점점 키워가고 있지만, 통계청은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2분기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 따라 올해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다음 달까지는 2%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농축수산물 햇상품이 출하되며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더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어 하반기에는 안정세로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최근 물가 오름세를 주도한 기저효과와 일시적 공급 충격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물가지표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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