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1위 한다!" '팀 미셸 위' 팔 걷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팀 미셸 위'가 첫우승에 팔을 걷어붙였다.

2일(한국시간)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앞두고 한 연습라운드에서 미셸 팀이 본격 가동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프 스윙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 LPGA에서 가장 경험 많은 캐디 그랙 존스턴과 미셸 위의 부모다.

강풍이 분 이날 레드베터는 미셸 위에게 바람을 뚫을 수 있는 낙다운샷을 하는 기술을 가르쳤다. 웬만한 프로가 가도 얼굴조차 보기 힘든 레드베터는 하루 종일 미셸 위를 따라 다니며 바람에 대한 샷과, 그린 주변의 쇼트게임과 깊은 벙커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다.

줄리 잉크스터의 메이저 7승을 돕다가 미셸 위에게 스카우트된 노련한 캐디 존스턴은 매 홀마다 각 홀의 함정과 적절한 공략법을 상세히 가르쳤다. 그는 매 홀 거리 측정을 꼼꼼히 하며 걸어다니는 야디지북 역할을 하고 있다.

미셸 위를 돕는 부모도 비전문가가 아니다. 아버지 위병욱씨는 매 그린에 수평기를 갖고 다니면서 다섯발자욱마다 한 차례씩 그린의 경사를 재고 꼼꼼히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은 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미셸 위는 공학 박사이자 하와이대 교수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다.

어머니도 가만 있지 않았다. 다른 팀원들이 맡은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벙커를 정리하고 음식을 챙기는 등 정성을 다했다.

미셸 위는 그래서 같은 시간에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은 샷을 할 기회를 얻고 있다. 대회가 열린 곳이 영국이어서 미셸 위 팀의 숫자는 적은 편이다. 심리코치와 레드베터의 부인인 퍼팅코치, 패션 코디네이터, 매니저 등 미셸 위 팀은 10명에 달한다는 것이 LPGA 관계자들의 말이다. 미셸 위를 질투하는 선수도 있고 위화감을 느끼는 선수도 있다.

이런 지원을 받는 미셸 위는 기다려온 우승을 얘기하고 있다. 연습라운드가 끝난 후 "우승이 다가 오고 있다. 우승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항상 우승권에 다가가면서도 우승을 하지 못해서 실망스럽느냐는 질문에는 "경기 직후에는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는 생각에 실망스럽다. 그러나 한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다음 대회에서 컷 당하는 등 기복있는 경기보다 지금처럼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게 낫다"고 말했다.

"내가 뭔가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라 어떻게 이기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리덤=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