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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도 안 팔리던 '라팔'의 화려한 변신···KF-21 보라매 '불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 팔 아
팔 렸 니
아 니 오

한때 밀리터리 매니어 사이에서 떠돌던 농담이다. 프랑스의 전투기 라팔이 해외 시장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한 상황을 빗댔다. 가로로 읽어도, 세로로 읽어도 똑같아 웃음을 짓게 한다.

프랑스 다목적 전투기 라팔의 기동. 유튜브 RAFALETIGRE1 계정 캡처

프랑스 다목적 전투기 라팔의 기동. 유튜브 RAFALETIGRE1 계정 캡처

그런데 요즘 라팔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프랑스 라팔 FR3를 구매한다는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의 발언을 전했다. 플렌코비치 총리는 “제조사인 다소가 최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크로아티아는 최고의, 가장 뛰어난 장비를 가진 전투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크로아티아의 일간지 유타르니는 지난 20일 크로아티아가 12대의 라팔을 중고로 사들이며, 2024년부터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12억 2000만 달러에 달하며, 크로아티아는 라팔로 12대의 MiG-21을 바꿀 계획이다.

프랑스 다소의 라팔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블록 70/72, 스웨덴 사브의 JAS 39 그리펜, 중고 유러파이터 타이푼, 중고 F-16 등 쟁쟁한 경쟁자를 꺾었다.

프랑스의 다목적 전투기 라팔. 크로아티아 정부 트위터 계정

프랑스의 다목적 전투기 라팔. 크로아티아 정부 트위터 계정

라팔은 2001년부터 배치에 들어간 다목적 전투기다. 길이 15.27m, 넓이 10.8m, 높이 5.34m다. 프랑스 특유의 델타(삼각형) 날개를 가졌다. 최고 속도 마하 1.4며, 외부 연료탱크를 달면 최대 3700㎞까지 날아갈 수 있다. 핵무장도 가능하다.

처음엔 라팔의 성능을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2007년 아프가니스탄, 2011년 리비아 등지에서 실전을 겪으면서 의구심을 떨쳐냈다. 그러면서 인도(36대ㆍ이하 주문량), 이집트(54대), 카타르(36대), 그리스(18대) 등 주문이 이어졌다.

라팔이 잘 팔리면 KF-21 보라매의 해외 판로가 좁아진다. 특히 한국과 함께 KF-21을 공동개발하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라팔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대 36대의 라팔을 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KF-21 공동개발 분담금 6044억원을 미루면서까지 말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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