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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女장관 특징 '기혼, 자녀3명'…이걸 자료로 뿌린 국방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방부가 26일 한ㆍ독 국방장관회담 개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외교적인 결례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을 명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여성장관 약력에 “기혼, 자녀 3명” 명기 #국방부 홈페이지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료 #다른 장관 때는 '약력' 없거나 결혼 여부 안 써

국방부 국제정책관실 국제정책과가 작성한 3쪽짜리 해당 보도자료에는 회담 성과 등과 함께 ‘붙임 자료’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부 장관의 약력을 정리해 담았다. 그런데 나이와 출생지, 학력 및 주요 경력 등을 나열한 뒤 맨 밑에 ‘특징’이라며 “기혼, 자녀 3명”이라고 적었다.

국방부가 26일 한ㆍ독 국방장관회담 개최와 관련해 공개한 3쪽짜리 보도자료에 담긴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부 장관의 약력. 맨 아래 '특징'으로 ″기혼, 자녀 3명″이라고 적혀 있다. [국방부 보도자료 캡처]

국방부가 26일 한ㆍ독 국방장관회담 개최와 관련해 공개한 3쪽짜리 보도자료에 담긴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부 장관의 약력. 맨 아래 '특징'으로 ″기혼, 자녀 3명″이라고 적혀 있다. [국방부 보도자료 캡처]

이는 유부녀 장관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나 국방장관직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는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군 내에서도 “외교적인 결례”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정부 당국 보도자료에 담을 내용이 아니다”며 “최종적으로 장관에게 보고한 뒤 일반에 공개하는 회담 관련 보도자료에 이런 내용이 담긴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명백한 실수다”라고 말했다.

그간 국방부가 서욱 국방장관과 외국 장관 간 회담과 관련해 냈던 보도자료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최근 열렸던 인도네시아(4월 8일), 인도(3월 26일), 미국(3월 17일) 국방장관 회담 결과 보도자료에는 상대국 장관의 약력이 아예 없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방한 중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하고 있다. [뉴스1]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방한 중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지난해 12월 21일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과의 회담 보도자료에는 약력이 포함됐지만, 마찬가지로 여성 장관인데도 결혼 여부 등에 대해선 명기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딱히 의도했던 것은 아니고 내부 보고용 내용이 들어간 것 같다"며 "살펴본 뒤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김상진ㆍ박용한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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