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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간판 뗀 마윈 학교” 바이두, 화웨이는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2021.05.26 15:59

대학 지원자 11,788명, 입학생은 단 255명.
합격률 2.16%.  

미국 하버드대학교보다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이곳. 중국의 후판(湖畔) 대학교다.

총장은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 매년 3월 27일 학기가 시작되며, 2개월에 한 번씩 집중적으로 4~5일간 수업을 진행한다. 졸업장은 물론, 졸업 시험도 없다. 그러나 중국 전역 엘리트들이 들어가고 싶어 안달 난 명문 비즈니스 스쿨로 통한다.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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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학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 정부가 후판대 신입생 입학을 중단시키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개강 예정이었던 1학년 수업을 중단시켰고, 후판대학은 신입생 입학을 중단했다. 설립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후판대는 갑작스레 명칭을 변경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7일 후판대학 캠퍼스 내 바위에 새겨진 학교 명칭이 지워지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후판대학은 이후 명칭을 ‘후판창업연구센터’로 바꾸었다.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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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지속한 마윈과 알리바바 때리기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원래 비영리 사회조직으로 등록했고 학교가 아닌 까닭에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후판대학은 명칭에 대학이 들어가지만 정규 대학은 아니다. 일종의 창업 사관학교인 셈이다.  

ⓒ바이두백과

ⓒ바이두백과

마윈이 알리바바 회장으로 지냈던 2015년, 류촨즈(柳传志) 레노버 창립자, 펑룬(冯仑) 완퉁 회장, 선궈쥔(沈国军) 인타이그룹 창립자,차이훙빈(蔡洪滨) 홍콩대학 경제경영대 학장, 사오샤오펑(邵晓锋) 알리바바그룹 위험관리책임자(CRO)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9명의 기업 총수 및 유명 석학들이 공동으로 설립, 후원했다.

입학 조건도 만만치 않다. 창업 3년 이상의 스타트업 대표(고위급 임원)이면서, 직원 수가 30명을 넘어야 한다. 차세대 유망 스타트업 기업가를 배출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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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 등 8개 부처는 전날 공동으로 ‘대학·학원 명칭 등록 사용 규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대학·학원 명칭 등록 사용 규범에 관한 의견 중 일부 내용 발췌.

대학·학원 명칭 등록 사용 규범에 관한 의견 중 일부 내용 발췌.

해당 의견이 발표되자 대다수의 유명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정식 교육기관이 아님에도 대학, 학원 등의 명칭을 쓴 학교가 알리바바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칭텅(青騰)대학

텐센트 칭텅(?騰)대학

텐센트 칭텅(?騰)대학

2015년 7월 텐센트가 칭화대 경제관리학과 등과 협력해 설립한 학교다. 명예 교장은 텐센트 CEO 마화텅(馬化騰). 주로 인공지능(AI), 생명과학, 신소재 등 첨단과학기술을 주도하는 인재 육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설립 초기엔 ‘칭텅기업가캠프’로 이름 붙였지만 2017년 4월 칭텅대학으로 개칭했다. 2020년 1월 기준 칭텅 대학의 학생 수는 393명이며, 학생들이 운영하는 기업의 총 가치는 약 2조 원이다. 칭텅대학은 지난해 12월 칭텅대학의 이름을  ‘TencentX’로 변경했다.

텐센트 칭텅(?騰)대학

텐센트 칭텅(?騰)대학

가오산(高山)대학교

ⓒ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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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산대학(GASA)은 샤오미와 장야친(张亚勤) 바이두(百度) 총재 등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샤오미가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과학 르네상스”라는 비전으로 과학 정신을 가진 미래의 리더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업 과정은 정보·재료·생명 과학 및 일반 교육 및 현지화, 수학 등 5개 부문을 다룬다.

112명의 과학자와 기업가 100명 등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華為)대학

화웨이(華?)대학 ⓒ바이두

화웨이(華?)대학 ⓒ바이두

2005년 공식 등록된 화웨이 대학은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 소재해 있으며, 현 회장은 화웨이 테크놀로지스의 전 회장인 쑨야팡(孫亞芳)이다. 화웨이 회장 런정페이는 내부 연설에서 해당 대학이 연간 교육 비용이 10억 위안(1,750억 원)이라고 말했다.

해당 대학은 화웨이의 주요 비즈니스 채널을 위한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됐다. 즉 화웨이가 필요로 하는 인재만을 양성한다. 현재 선전 본사와 전 세계 화웨이 지사에 300명 이상의 정규직 및 1천 명 이상의 파트타임 교육 관리자 및 전문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투안(美團)대학

ⓒ바이두

ⓒ바이두

중국판 배달의 민족, 요식업 관련 전문 기업 메이투안 역시 대학을 만들었다.

2019년 10월 15일 메이투안은 베이징에서 "새로운 직업, 새로운 기술, 새로운 발전"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투안 대학 공식 설립을 발표했다. 총장은 메이투안 공동 설립자 무룽쥔(穆荣均). 2019년 기준 3천명 이상의 학생을 양성 중이다.

메이투안 대학은 요식업, 쇼핑, 배송, 결혼,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 분야 "종합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마윈의 후판대학교가 CEO 양성을 주도하고 있다면 메이투안대학은 "일반인"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바이두(百度)대학

바이두기술아카데미 설립 모습. ⓒ즈후

바이두기술아카데미 설립 모습. ⓒ즈후

바이두는 직원의 일반 역량과 리더의 전문 경영 수준 향상을 위해 2004년 바이두경영대학을 설립했다. 4년 뒤엔 바이두 기술학원을 설립했고 2016년엔 바이두경제아카데미를 설립해 전문적인 핀테크 팀을 육성했다.

이후 2017년 바이두는 위 세 개의 대학을 포함한 '바이두기술아카데미' 개교식을 열고 주요 학습 과정에 AI,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을 포함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쿠류왕(酷6網)이 2014년 설립한 훈둔(混沌)대학.ⓒ즈후

동영상 공유 플랫폼 쿠류왕(酷6網)이 2014년 설립한 훈둔(混沌)대학.ⓒ즈후

이외에도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업체 씨트립의 셰쳥(携程) 대학교, 중국 최초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쿠류왕(酷6網)이 설립한 훈둔(混沌)대학, 통신장비업체 ZTE대학 등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약 3000여 개의 기업 대학이 있으며, 여전히 많은 기업이 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방침으로 대다수 대학, 학원이 규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명칭이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후판대학 입학생 모습. ⓒ소후닷컴

후판대학 입학생 모습. ⓒ소후닷컴

중국 네티즌들은 “진작 바뀌었어야 할 풍조”라며 쓴소리를 내보였다. 이는 시정이 필요하며, 일부 대학은 대학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양질의 유료 지식은 여전히 시대 요구적 사안이며, 고품질 내부 교육 콘텐츠는 기업이 강해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마윈과 같은 기업인들이 사설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관행에 철퇴가 가해진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과 당국이 기업인 간의 엘리트주의나 패거리 문화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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