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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맞은 롯데·GS리테일 정규직 2000명 넘게 줄였다

중앙일보

입력

한 유통업체의 면접 모습. 뉴시스

한 유통업체의 면접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대기업 직원(정규직)들의 고용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롯데쇼핑은 직원 2700여명을 줄였고, 비대면 여가ㆍ근로 확산에 따라 코웨이는 1700여 명을 늘렸다.

2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정규직 증감수를 집계했다. 이 가운데 직원수가 공개된 회사 309곳을 대상으로 2019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의 고용 현황을 비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게 2020년 1분기였다는 점을 감안해 시기를 정한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직원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회사는 롯데쇼핑(-2768명)이다. GS리테일도 직원수가 2678명 줄었다. 감소 비율은 각각 11%와 31%다. 유통업종의 평균 직원수 감소폭은 7.6%에 이른다.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거친 두산중공업은 1366명(-23.1%)의 직원이 줄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은 영향도 있다는 게 해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에 걸린 구인정보. 뉴시스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에 걸린 구인정보. 뉴시스

현대자동차는 2019년 4분기(1조1643억원)에 비해 올해 1분기(1조6566억원)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직원수는 1303명(-2.0%) 줄었다. 기아도 933명(-2.7%)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공장 자동화에 따라 정년ㆍ자발적 퇴직 직원수만큼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직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회사는 삼성전자다. 이 기간 6358명의 직원이 늘었는데, 증가율은 6.1%다. 같은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의 직원수도 884명(3.1%) 늘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코웨이의 직원수(1703명, 36.0%)가 많이 증가했다. 특수고용노동자였던 정수기 등 제품 설치ㆍ수리기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는 영향이다.

한ㆍ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워싱턴에서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직원수도 777명(31.5%) 늘었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자 품귀 상황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645명, 17.7%)와 네이버(617명, 18.0%)도 직원수 증가 기업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 대상 기업 전체적으로는 정규직 직원수는 114만3018명에서 113만1308명으로 1만여 명이 감소했다. 반면 비정규직 직원수는 7만573명에서 7만2527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CEO스코어는 “코로나19 여파로 좋은 일자리는 줄고 일자리의 질이 나빠졌다"고 해석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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