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가렵지 않다고 중간에 약 끊으면 두드러기 또 찾아오기 일쑤

중앙일보

입력 2021.05.24 00:04

업데이트 2021.06.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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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가려움증과 함께 모기에 물린 것처럼 피부가 울긋불긋 부어오르는 두드러기는 5명 중 한 명꼴로 일생에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자칫했다간 10년 가까이 반복되는 만성 두드러기로 악화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이숙영 교수는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벌겋게 부어오르며 가려운 증상이 6주 이상 지속하고 반복되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악화·재발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성 두드러기 관리법
무증상 상태 잘 관리해야
약 오래 먹어도 내성 없어
꾸준히 복용해야 완치 가능

두드러기는 진단이 늦어져서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환은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다 고생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만성 두드러기는 병을 앓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삶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증상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것 자체를 예측하기 힘들고, 심하게 가렵기 때문에 피로감이나 수면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두드러기가 악화하고 반복되는 또 다른 이유는 증상이 나아졌다고 생각해 임의로 치료 약을 끊는 것 때문이다. 두드러기의 근본 치료는 두드러기를 유발한 원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가능한 경우는 드물다. 원인이 음식·약인 경우는 이를 피함으로써 재발을 막을 수 있지만 원인이 물질적 자극이나 햇빛, 차가운 공기 등이라면 회피하기 어려워 재발이 많다. 이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70% 정도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여러 검사를 진행해도 알아내기 어려운 원인 불명의 만성 두드러기는 주로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약 복용·중단 반복 땐 두드러기 악화

이 때문에 만성 두드러기의 치료 목표는 치료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두드러기 발생의 주원인인 히스타민(알레르기 유발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 작용을 차단해 가려움증 등 증상이 없어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환자는 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오래 복용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걱정하게 된다. 치료 도중 증상이 나아지면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 우려가 커진다. 약을 매일 먹어 증상 없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먹었다 끊기를 반복하면 두드러기가 갑자기 심하게 올라오기 쉽다. 이 교수는 “처방받는 약제는 대부분 항히스타민제인데 크게 걱정할 부작용은 없다”며 “종종 졸림과 전신 무력감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주로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서 나타나는 문제이며 병원에서는 이런 부작용을 개선한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주로 처방한다”고 말했다.

만성 두드러기는 꾸준한 치료와 관리로 완치가 가능하다.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증상 지속 기간이 평균 19개월로, 평균 치료 기간은 5~8년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없어진 뒤에도 무증상 기간을 유지하며 꾸준히 관리해야 재발을 막고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약에 대한 부작용과 내성을 걱정해 점점 센 약으로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약물 복용을 미루고 참고 견디는 환자가 많다”며 “처방 약의 중대한 부작용이나 내성은 없으므로 조기 치료와 함께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드러기 일기’ 써 심화 요인 찾아내

만성 두드러기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악화시키는 요인들은 있다. 특정한 음식이나 알코올, 약, 꽉 끼는 옷, 스트레스, 과로, 찬 공기, 더운 공기, 운동 등 본인에게 두드러기를 유발하거나 악화하는 요인을 피하면서 관리해야 한다.

증상 악화와 호전의 변화를 기억하기 어렵다면 ‘두드러기 일기’를 작성해 보는 것이 도움된다. 자신의 활동을 기록해 언제, 어디에서 두드러기가 나타났는지 파악해 보는 것이다. 하루 평균 발생한 두드러기 개수와 가려움증 정도를 각각 0~3점(없음/약간/중간/심함)으로 측정한 후 두 항목의 점수를 합산해 기록해 두면 담당 주치의가 증상의 활성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 두드러기는 환자에 따라 왜 악화하는지 다르고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치료 경험담을 보고 따라 하는 건 별 도움이 안 된다. 이 교수는 “체질을 개선한다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약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있다”며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거나 간·신장 기능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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