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종인 "한달전 尹과 통화…'현재 만남은 피해야겠다'더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0일인가 (윤 전 총장) 전화를 받았다”며 “혹시 내가 전화 연결이 안 될까 해서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몇분 후에 전화가 올 테니까 좀 받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윤 전 총장이 인사차 얘기도 하고 해서 '한번 시간이 되면 만나보자' 고 그랬었다”며 “(이후에) 자기 개인적인 형편상 현재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을 했는지 다음엔 제3자를 통해서 ‘현재 상황에서 만남은 좀 피해야 되겠다’는 연락이 와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한 시점은 4ㆍ7 재ㆍ보궐선거 사흘 뒤로,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상태였다. 당시 서울ㆍ부산시장 선거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두 자릿수 이상 득표율 차이로 승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를 전후해 “윤 전 총장에게 ‘별의 순간’이 온 것 같다”고 언급하며 그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도록 측면 지원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5월 중순 정도 자기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그의 예상이 빗나가며 정치권에선 두 사람 간의 사이가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무슨 윤 전 총장의 전화를 학수고대하는 것처럼 표현한 사람도 있고, 어느 신문을 보니까 내가 윤석열한테 삐쳐서 어쨌다고 한다”며 “우리나라 언론인들이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언제쯤 만날 것이냐는 것에 대해선 “그건 내가 정할 사항이 아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또 다른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선 “나름대로 한국의 실정에서 뭐를 어떻게 해야지 나라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준비를 철저히 하는 거로 알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고, 성장 과정을 봤을 적에도 비교적 일반 국민이 보기에 참 대단하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김동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아무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두 사람이 외부에서 하나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선 “현재 감사원장 직책에 있다”며 “본인이 활동이나 의사 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걸 자꾸 정당에서 이름을 거론하는 건 난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다음 달 11일 예정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선 “신진 그룹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초선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두 사람이 합리적 판단을 하지 않겠나 생각을 하면, 본선에 가서 서로 합쳐질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