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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시간이 다가온다…미 Fed, 테이퍼링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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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시점을 놓고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시점을 놓고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의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Fed가 당장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시중에 돈을 푸는 규모를 지금보다 축소하는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신호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경제 계속 빠르게 좋아지면 #자산매입 속도 수정계획 논의를” #파월은 “아직 검토할 때 아니다”

Fed는 지난달 27~2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들은 “미국 경제가 계속 빠르게 좋아지면 앞으로 열릴 FOMC 회의 중 언젠가(at some point) 자산 매입 속도를 수정하는 계획의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28일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검토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FOMC 내부에선 다른 의견도 있다는 얘기다.

테이퍼링으로 시중에 풀린 돈을 당장 거둬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시중에 돈을 푸는 규모를 줄여나가면서 시장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

Fed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연 0~0.25%)으로 내렸다. 이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Fed는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은 고용시장의 회복세를 확인할 때까지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Fed의 목표 수준(2%)을 벗어나더라도 일단은 참고 지켜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Fed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4.2% 올랐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들은 “물가를 올리는 요인인 제품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 사태가 빠르게 해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FOMC 위원의 다수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들은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시적”이라며 “미국 경제가 상당히 좋아질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도 Fed의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관련) 대화를 조금씩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ed는 다음달 15~16일 FOMC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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