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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준석, 할당제 반대? 공부 안하니 천박할 수 밖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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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국민의힘당대표 출마선언을 하며 '할당제 반대' 입장을 밝힌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을 향해 "'할당제 자체가 공정하다'는 게임규칙이 '실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제도인데, 이준석은 이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에 약속해야 할 것은 개방과 경쟁"이라고 과정의 공정을 강조하며 여성·청년·호남 등 각종 할당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최고위원이) 아예 공부를 안 하니 인식수준이 천박할 수밖에"라며 "대한민국에 지금 공식적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제도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민간이건 공공이건 그런 제도는 없다. 외려 남자들이 차별받는다고 아우성"이라며 "이준석의 (과정의 공정) 공약은 이미 이루어진 상태다. 그것도 과도하게"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는 공정하다는 경쟁의 결과가 늘 불평등하게 나온다는 데 있다"며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모든 국가에서 젠더 쿼터를 시행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구조화한 차별에 대한 인식이 없으니, 할당제 폐지하면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거라고 뻘소리나 하는 것"이라며 "미사여구로 슬쩍 얼버무렸지만 결국 공정한 경쟁을 위해 여성·지역·청년 할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 대표 선거에 그걸 공약이라고 들고나오느냐"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열광하는 남자들이 있으면, 비토하는 여자들이 있다. 2030의 남녀 성비가 1.5 : 1이라고 잘못 알고 있던데, 그것 때문에 그러느냐"며 "소수를 두드려 다수를 잡는다는 하바드 산수…. 근데 열광은 금방 식으나, 비토 감정은 평생 간다. 바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하바드 산수'는 이 전 최고위원의 출신대학인 하버드대를 언급하며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앞서 두 사람은 토론과 SNS를 통해 '페미니즘 대첩'을 벌여왔다. 특히 최근 불거진 GS25 편의점 포스터 '남성 혐오' 논란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이 "핫도그 구워서 손으로 집어 먹는 캠핑은 감성캠핑이 아니라 정신 나간 것"이라고 비판한 게 도화선이 됐다. 진 전 교수는 "소추들의 집단 히스테리가 초래한 사회적 비용"이라며 "(당대표가) 될 리도 없지만 된다면 태극기 부대에서 작은고추 부대로 세대교체를 이루는 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은 '똘레랑스(tolérance· 관용)'라며 "진 전 교수가 지적하는 것은 최근 페미니즘 논쟁이 조금만 선을 잘못 넘으면 성별을 혐오하는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지 나쁜 의도는 전혀 없다고 본다"는 취지로 언론에 밝히며 논쟁을 진화했다.

진 전 교수가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바보'라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7일 전날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차기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진 전 교수는 "즐길 수 있을 때 맘껏 즐기라…바보"라고 비꼰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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