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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김밥 29.7%, 식중독 위험 노출`

중앙일보

입력

국내 분식집 등에서 판매하는 김밥의 29.7% 가량이 식중독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근 학교 급식으로 제공된 음식을 먹은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일으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경진 박사팀(HACCPㆍGMP팀)은 국내 일반 김밥매장(분식집 등)에서 판매되는 김밥에 함유된 '황색포도상구균'이 최종 소비 단계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위해성을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처리한 결과, 전체의 29.73%가 식중독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특정 음식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예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식품안전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저널(Journal of food protection) 6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번 시뮬레이션 작업을 위해 ▲소비자의 김밥 섭취 행태 ▲김밥의 초기 오염 수준 ▲분식점의 김밥 보관 시간 및 저장 온도 ▲소비자의 김밥 구입 후 섭취까지 걸리는 시간 등에 대한 각종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조사에 사용된 데이터를 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의 각기 다른 김밥 판매점에서 구입한 김밥 20개 중 9개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김밥 판매점에서 판매를 위해 쌓아놓은 김밥의 평균 보관온도는 22.5도로 분석됐으며, 이들 김밥의 평균 보관시간은 2시간31분이었다.

또한 김밥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김밥 소비 행태를 보면 곧바로 먹는 소비자가 87.99%, 약 1시간이 흐른 뒤 먹는다는 소비자가 12.11%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분식점 등에서 판매되는 김밥의 황색포상구균 오염 수치는 가장 낮은 경우가 김밥 10㎏당 6마리로 집계됐다. 김밥 한 줄을 150~200g으로 볼때 이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김밥 1g에 800여마리의 황색포도상구균이 오염돼 있을 것으로 분석됐으며 오염 최고치로는 김밥 1g당 2천만 마리 이상도 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즉 현재 김밥 판매점에서 판매되는 김밥의 초기오염과 보관시간, 소비자의 섭취 행태 등을 고려할 때 최악의 경우 김밥 1g당 2천만 마리 이상의 포도상구균이 검출될 수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밥의 최종 오염 수준에는 소비자의 섭취습관(바로 또는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먹느냐)과 김밥을 만든 직후의 오염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경진 박사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 수준을 g당 10만 마리로 가정해 시뮬레이션 했을 때 위험수준을 초과할 확률이 29.73%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분식점 등에서 판매되는 김밥 29.73%가 식중독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 김밥에 의한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구입 후 바로 먹는 습관을 들이고 제조 과정에서 초기오염 수준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매장에서 제조된 김밥은 저장.보관온도를 10도 이하로 하면 식중독균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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