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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건강] 심장 안 좋은 어르신들 흡흡하 ~ 응원 땐 복식호흡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새벽 경기 관람 땐 응급처치약 옆에 둬야 당뇨 환자는 과자·오징어 같은 간식 금물

국민 축제가 된 월드컵. 하지만 지병이 있는 환자.노인들에겐 관람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다. 평상시 약물로 혈압과 맥박을 조절하는 환자는 흥분상태에서 심장 부담이 커져 응급상황에 빠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내과 최진호 교수는 "지난 2002년 6월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예년에 비해 2.2배 많았다"며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특히 심장발작이 잘 일어나는 새벽 관람시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극에 달하면 심한 흥분과 긴장상태가 되면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혈관이 수축한다. 특히 혈소판(혈액 응고에 관여)이 서로 엉겨 혈전(피떡)이 잘 생긴다. 또 혈압도 상승하고 심장 박동수가 빨라져 심장 부담이 가중되다가 심장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상태에 이르면 부정맥이 일어나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최 교수는 "심장질환이 있거나 심장병 위험인자인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비만 .흡연 등이 있을 땐 관전 시 최대한 흥분을 가라앉히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경기를 보기 전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기본. 많은 인파가 열광하면서 흥분을 고조시키는 장소에선 관람을 피해야 한다. 대신 여유 있는 분위기의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반전이 끝나면 밖에 나가
찬바람을 쐬거가 복식호흡을 통해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응급약도 필요하다. 만일 경기 관람 때 가슴이 죄는 통증이 오면 재빨리 혀 밑에 넣어야 한다. 만일 이런 응급조치로도 가슴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갑자기 숨차 할 때는 즉시 환자를 대학병원급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도 흥분상태에선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평상시 고혈압 치료제와 아스피린 복용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 참고로 70대 노인은 70%가 고혈압이다.

당뇨병 환자 역시 흥분이나 스트레스 상태에선 혈당이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응원을 하면서 과자.치즈.오징어 등의 주전부리를 하는 것도 혈당조절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니 절대 삼가야 한다.

새벽엔 천식 환자의 천식발작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특히 천식 증상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식구 중에 천식 환자가 있다면 TV 관람시 흡입형 응급 처치약을 옆에 두도록 해야 한다.

환자나 노약자는 시청이 끝나면 곧바로 충분한 휴식에 들어가야 한다. 또 아무리 들뜬 상태라도 평상시 처방받은 약물 복용은 절대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평소 요통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시청 자세가 중요하다.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김진혁 교수는 "허리가 아픈 사람은 쿠션이 좋은 푹신한 쇼파보다는 학생용 걸상처럼 딱딱한 의자에 허리를 90도 각도로 곧게 편 채 앉아 시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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