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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심사관'? 중국 농민들 대출이 더 쉬워진 이유

중앙일보

입력

쉽고 빠른 대출, '인공위성 심사관' 통해 가능?

장시성(江西省) 가오안시(高安市)의 리우(刘)씨는 드론 등 신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농사하는신(新)농민이다.

   드론 등 신기술을 도입해 농사를 짓는 리우씨 [사진출처=신화차이징]

드론 등 신기술을 도입해 농사를 짓는 리우씨 [사진출처=신화차이징]

하지만 그의 고민은 '자금'이었다. 농작물 파종 시기부터 작물을 수확할 때까지는 별다른 수입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을 찾아 대출을 이용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자녀 교육 등 문제로 호구(户口)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놨다는 이유로 대출 심사만 계속 길어지고 필요한 자금은 나올 기미가 안 보였다.

'인공위성 심사관'? 과학기술 접목한 대출 프로그램

이런 리우 씨를 '구원'해준 것은 '왕상은행(网商银行)'의 새로운 대출 상품이었다. 새로운 과학기술을 접목한 이 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앱 위 지도에 자신의 논밭을 드래그하고 몇 가지 조작만 하면 간편하게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번 달 경작비와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했던 리우 씨는 이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간편하고 빠르게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간단한 조작으로 대출신청이 가능한 '인공위성 대출 프로그램'[사진출처=신화차이징]

간단한 조작으로 대출신청이 가능한 '인공위성 대출 프로그램'[사진출처=신화차이징]

작년 2020년 생긴 이 ‘따산췌(大山雀)'는 야오간(遥感) 인공위성을 접목한 신용대출 상품이다. 농민들을 이용대상으로 하여 만들어진 대출상품만의 특이점이 있는데, 그건 사람이 아닌 '인공위성'과 'AI'에 의해 대출심사 과정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인공위성을 통해 대출심사가 가능할까? 왕상은행 농촌금융업무 담당자 저우젠빙(邹建兵)에 의하면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앱을 다운로드한 후 인공위성으로 촬영된 사진 위에 자신이 소유한 논밭의 경계를 표시하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논밭의 면적을 측정하고 AI를 통해 심은 작물의 종류를 알아낸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측정한 면적과 작물 종류를 바탕으로 예상 수확량과 작물의 총 가치를 환산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신청 가능한 대출금과 상환 일정까지 산출해낸다.

 인공위성 측정의 높은 정확도 [사진출처= IT즈지아]

인공위성 측정의 높은 정확도 [사진출처= IT즈지아]

인공위성 측정, 정확성은?

IT 전문 매체 IT즈지아에 따르면, 이 인공위성 측정의 정확도는 사람이 직접 측정하는 것에 근접할 정도의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 인공위성으로 작물의 종류를 식별하는 작업의 정확도는 약 93% 이상에 달하며, 논밭의 면적을 측정하는 작업의 정확도는 약 97%에 다다른다.

담당자 저 우 씨는 이 기술을 통해 농민들의 자금 융통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동안은 사람이 직접 현장을 찾아 발품을 팔아가며 심사에 필요한 '농지 면적', 농작물 종류' 등을 측정하고 예상 수확량 등을 예상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사진출처=IT즈지아]

[사진출처=IT즈지아]

그동안 농민들은 금융 서비스 이용에 소외되기 쉬웠다. 농민들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농지'와 '농작물'인데, 자산의 특성상 심은 작물을 현금화하는 데까지 주기가 길고, 해마다 작황과 시장 가격 변동 등의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은행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농민들의 고충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는데 인공위성을 활용한 기술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발사에 성공한 원격탐사위성 야오간(遙感) 34호 [사진출처=신화통신]

지난 4월 30일, 발사에 성공한 원격탐사위성 야오간(遙感) 34호 [사진출처=신화통신]

중국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위성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야오간(遥感) 위성을 통해 농민들의 금융 소외 문제를 해결했다면, 목축업에서는 베이더우(北斗) 위성을 통해 신장 유목민들이 직접 양을 치지 않고 '원격 방목'을 하고 있다.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인공위성 등 과학기술의 활용이 어디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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