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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대사증후군 개선하면 폐경 이후 유방암 발병 위험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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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면 폐경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는 폐경을 기점으로 대사증후군이 찾아오기 쉽다. 그런데 폐경 이후에는 대사증후군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대사증후군은 그 자체로 유방암 위험 인자다.

병원리포트 삼성서울병원 신동욱·전소현, 강북삼성병원 최인영 교수 공동 연구팀

삼성서울병원 신동욱(가정의학과)·전소현(국제진료센터) 교수,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최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74세 폐경 여성 93만여 명을 분석해 대사증후군 등 신체 상태 변화에 따른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살폈다. 연구팀은 2009~2010년, 2011~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폐경 여성의 몸 상태 변화에 따라 정상 유지 그룹, 대사증후군 발병 그룹, 대사증후군에서 정상으로 전환된 그룹, 대사증후군이 지속한 그룹 등 4개로 나눠 그룹별 유방암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40~74세 폐경 여성 93만여 명 분석

그 결과 대사증후군 개선에 따라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의 변화에 따라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Cancer’ 최근호에 발표됐다.

구체적으로 대사증후군이 개선된 그룹의 유방암 발병 위험은 정상 그룹에 비해 고작 5%만 높았다. 연구 기간 내내 대사증후군 상태를 유지했던 그룹의 유방암 발병위험이 정상 그룹보다 18%나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개선 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대사증후군이 있다고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사증후군의 세부 구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허리둘레(85㎝ 이상), 공복혈당(100㎎/dL 이상), 혈압(수축기 130㎜Hg 이상, 이완기 85㎜Hg 이하), 중성지방(150㎎/dL 이상), HDL(50㎎/dL 미만) 등 항목마다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각각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요인이 늘어날 때마다 발병 위험도 함께 상승한다. 특히 대사증후군 요인 5개가 모두 정상 범위 밖이라면 위험도가 43%나 치솟았다.

반대로 이러한 위험 요인이 정상 수치 범위로 전환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대사증후군 요인이 유지된 그룹보다 낮아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신동욱 교수는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모든 항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면 일부라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 유방암 위험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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