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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만 33% 급증, 올 수출 신기록? 수입통계 보면 알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3월에 이어 지난달 수출이 월별 기준 역대 최고 신기록을 쓰면서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수출 전망은 오히려 지금 수입 실적에 답이 있다고 지적한다.

수출 위한 수입 늘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6일 산업통상자원부 ‘4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입액은 508억달러(약57조2008억원)로 전년 대비 33.9% 급증했다. 품목별로 보면 전년 4월과 비교해 농산물·광산물 같은 1차 산품(50.9%)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자본재(33.8%)·중간재(30.7%)·소비재(25.3%) 순으로 수입이 많이 늘었다.

1차 산품은 수입 물량이 늘진 않았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자본재와 중간재는 들여오는 물량 자체가 많아졌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실제 절대 액수로 봐도 자본재(83억7000만달러)·중간재(249억4000만달러) 수입액은 각각 4월 기준으로 역대 1·2위를 기록했다.

자본재·중간재 수입 증가는 하반기 수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신호다. 원재료를 외국에서 들여와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한국에게 자본재와 중간재 수입 증가는 수출을 위한 생산과 투자가 늘어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 통계를 보면 반도체 장비 수입이 늘면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비율로 반도체 수출도 늘어났다”면서 “최근 자본재와 중간재 수입이 큰 폭으로 느는 것이 하반기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 세부 품목을 보면 최근 호황을 맞은 업종과 관련한 제품 수입액이 많이 늘었다. 대표적 자본재인 반도체 장비는 전년 비해 134.4%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인한 기저효과에 최근 공급 부족을 겪을 정도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한 덕분이다. 또 비대면 경제 수혜로 디스플레이 장비(116.1%)와 컴퓨터 처리장치(39.1%)도 각각 큰 폭 증가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석유화학(22.7%)과 석유제품(101.6%)·비철금속(31.4%) 같은 중간재 품목 수입도 많이 증가했다. 중간재 품목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출이 급감한 대표적 피해 업종이다. 이들 업종 수출이 회복한다면 하반기 수출도 더 탄탄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산업부 분석이다.

백신 보급 미·중 갈등은 여전히 장애물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 이슈와 높아지는 원자재, 해운 운임 가격은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 정상화에 따라 다시 격해지고 있는 미·중 갈등 재현도 우리 수출이 넘어야 할 과제다. 특히 백신 보급으로 일시적으로 나아진 세계 경기 회복세가 장기적 추세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이 는 것은 그만큼 관련 수출 업황도 긍정적이라는 의미”라면서도 “백신 보급 등이 차질없이 이뤄져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세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때 수출도 계속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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