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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인되면 목돈 물려준다…요즘 개미의 어린이날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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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인 40대 남성 김모씨는 지난해 1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 명의로 주식계좌를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시적으로 주가가 내려간 우량주에 투자해 아이들에게 자산이 불어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번 어린이날에도 아이들에게 어린이용 경제 동화책과 주식 상품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이맘때 아이들 명의로 산 삼성전자 주식이 5만원에서 8만원으로 올랐다는 것을 설명하자 아이들이 신기해했다”며 “돈을 주고 산 상품의 값어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지만 주가는 오른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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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주식 예수금 5000억 시대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에게 펀드와 주식 상품권 등 금융 상품을 선물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미성년자 신규 주식 계좌 개설 건수는 지난해 47만5399건으로 2015년부터 5년간 신규 계좌 개설 건수를 합한 32만건보다 많았다. 미성년자 주식계좌 예수금은 지난 2019년 2723억에서 지난해 4681억으로 급증했다.

자녀를 위한 금융상품은 나이에 따라 다르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나이가 10살 이하로 어리면 어린이보험 등 보장 설계를 우선 점검하고, 금융 교육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주식 상품권이나 펀드를 선물해 투자를 경험하게 하는 편이 좋다고 제언한다.

어린이 보험은 성장기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입원비·치료비 등을 보장한다. 필요에 따라 학교폭력 피해자가 됐을 때 위로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나 얼굴 흉터 복원 성형비용 특약 등을 추가할 수도 있다. 고객 연령이 낮아 발병률도 떨어지기 때문에 성인보험과 똑같은 보장이라도 보험료가 약 30% 싸다.

부모가 20년간 보험료를 부담하면 자녀가 평생 보장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할 수도 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어린이보험 실속플랜(2021년 탄생 여아 기준)의 경우 20년간 월 4만9039원을 내면 아이가 100세가 될 까지, 4만3846원을 내면 90살까지 암·뇌혈관 질환을 포함한 각종 질병과 상해에 대한 진단비·수술비 등을 보장한다.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20세 만기 상품에 가입해 1만원대로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갱신형·100세 보장 어린이 보험의 경우 일단 20~30년간 정해진 액수의 보험료만 내면 사실상 평생 보장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월 납입 보험료가 4만~8만원으로 비싼 편”이라며 “20년 만기로 가입한 뒤 아이가 성인이 되면 성인보험으로 갈아타거나 20년 주기로 재가입하는 갱신형을 선택해 보험료를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어린이펀드 자산운용보고서.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 용어를 줄이고 쉬운 설명을 곁들였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어린이펀드 자산운용보고서.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 용어를 줄이고 쉬운 설명을 곁들였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어린이펀드 수익률 코스피 웃돌아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 투자해 목돈을 물려주고 싶다면 어린이펀드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연초 이후 25%)과 대신대표기업어린이적립증권자투자신탁(12%), IBK어린이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11%) 등이 눈에 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에서 판매 중인 39개 어린이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약 65%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63%)보다 높다. 지난해 어린이날에 어린이 펀드에 가입했다면 1년 새 60%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평균 9.97%로 양호하다.

어린이 펀드는 절세 효과도 있다.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마다 2000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증여 계획을 세운다면 스무 살이 될 때까지 4000만 원을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미래에셋에서 제공하는 '코코잉과 함께 배우는 어린이 경제' 교육 영상 캡처 [미래에셋유튜브]

미래에셋에서 제공하는 '코코잉과 함께 배우는 어린이 경제' 교육 영상 캡처 [미래에셋유튜브]

금융사들은 어린이펀드 투자 유치를 위해 고객 눈높이에 맞춘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어린이펀드는 어린이 투자자 대상으로 한 쉬운 자산운용보고서를 펴내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매년 초등학생 신청자 중 100명을 추첨해 무료 1박 2일 경제 캠프를 열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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