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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 주식 선물한다면…센터장들 “삼성전자·네이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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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식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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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께서 주식 사주라고 세뱃돈을 (손자의) 증권계좌로 보낸다고 하시네요.”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주부 최모(37)씨는 지난해 여섯 살 아들 명의로 주식계좌를 열었다. 아들의 세뱃돈 등을 모아 온 예금통장을 해지한 뒤 LG화학·카카오·신한지주 등 우량주 중심으로 8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1년 사이 전체 수익률은 50%를 넘었다. 그는 “쥐꼬리 이자가 붙는 예금보다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 싶어 주식으로 돌아섰다”며 “10년간 잘 굴려서 대학 학비에 쓰라고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센터장들이 권하는 주식 #LG화학·현대모비스도 유망주 #해외 주식 중 낙점받은 기업은 #엔비디아·TSMC·텐센트·아마존

미성년자 증권계좌 눈에 띄게 늘어

최근 자녀에게 용돈으로 주식을 선물해 주는 마마·파파개미(엄마·아빠 주식 투자자)가 늘고 있다. 실제 미성년자의 증권계좌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키움증권에서 만 19세 미만이 새로 만든 증권계좌는 3만8020개다. 지난해 1월(2549개)보다 15배 증가했다. 지난해 미성년자의 신규 주식계좌(11만5623개)의 33%에 달한다.

증권사 센터장이 꼽은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증권사 센터장이 꼽은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앙일보는 설을 맞아 5개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KB·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을 추천받았다. 국내와 해외 주식으로 각각 5종목씩이다. ‘꼬마개미’가 10년 이상 주주로 활동하기 좋은 유망 기업인 셈이다.

센터장들이 일제히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 1위로 꼽은 기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NAVER)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동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전체 순매수액(47조4906억원)의 20%가 넘는 9조5952억원어치를 개인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주가는 45% 올라 8만1000원(지난해 말 종가기준)을 기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주력한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기술(IT) 분야의 핵심 중간재로 수요가 꾸준한 데다 비메모리 분야도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국내 최대 포털업체 네이버도 센터장의 몰표를 받았다. 이들은 녹색 검색창(검색 서비스)에서 온라인쇼핑을 비롯해 핀테크, 콘텐트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네이버의 변신’에 높은 점수를 줬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네이버 웹툰만 해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면 네이버는 한국판 ‘마블 스튜디오’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LG화학(3명 추천)과 현대모비스(2명)는 전기차 이슈로 유망주로 꼽혔다. 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부품 기업도 덩달아 부각되고 있다. LG화학의 강점은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를 생산하는 자회사(LG에너지솔루션)다. 지난달 13일에는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만원에 거래되며 ‘황제주’로 올라섰다. 신동준 KB증권 센터장은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장기간 수혜를 볼 것”이라며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현대모비스 역시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 시스템과 연료전지 등 부품을 생산해 주목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추천한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은 “(현대차의) 단순 부품·조립업체였던 현대모비스가 세계적인 전기차 부품사로의 변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기차 이슈에 힘입어 올 들어 한 달 사이 38%(5일 종가 기준 35만2500원)나 뛰었다.

자녀 명의 계좌, 증여세 비과세 혜택

‘꼬마 개미’ 신규계좌 크게 증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꼬마 개미’ 신규계좌 크게 증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해외 주식은 엔비디아와 TSMC·텐센트·아마존닷컴이 자녀에게 물려줄 유망 기업으로 낙점됐다. TSMC와 엔비디아는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시장 1위(시가총액 기준) 기업이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다. 최근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반도체 설계에 관심을 쏟으면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TSMC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27.78달러로 1년 사이 2배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는 인수합병(M&A) 이슈를 품고 있다.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제조사 ‘ARM’을 400억 달러(약 45조원)에 인수한다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모바일 프로세서 강자인 ARM 인수가 마무리되면 엔비디아는 모바일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와 아마존닷컴은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이라는 게 공통적인 추천 이유다. 아마존닷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동시에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다. 오태동 센터장은 “해외 주식은 정부 정책이나 환율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의 대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센터장들은 장기 투자할 땐 좋은 주식을 싼값에 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동준 센터장은 “앞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이슈가 나오기 시작하면 국내외 증시는 조정받을 수 있다”며 “이런 조정 국면이 올 때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들을 싼값에 매수하는 식으로 점차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 명의로 주식계좌를 열면 증여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교육 컨설팅 회사인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증여는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비과세”라며 “비과세 적용 기간을 활용하면 자녀가 태어나 성인이 되기 전에 4000만원을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고 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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