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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 97곳서 308명 코로나19 확진...교민 보호 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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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재외공관 188곳 중 절반이 넘는 97개 공관에서 지금까지 직원 30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각국 대사관,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이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경우 교민 보호에도 차질이 생길거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일 인도 첸나이에서 출발한 교민 173명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도착하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4일 인도 첸나이에서 출발한 교민 173명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도착하는 모습 [중앙포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97개 공관에서 총 308명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외교부 소속이 295명으로 대부분이었으며 이중 공무원은 46명, 행정직원은 249명이었다. 타 부처 소속 확진자도 13명에 달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재외공관 직원 308명 확진 #외국인 직원 사망 사례도...71명 아직 치료 중 #확진자 발생으로 교민 보호 등 공관 업무 차질 우려

확진자의 국적별로는 한국인이 135명, 외국 국적자가 173명으로 집계됐다. 치료 과정에서 재외공관 소속 외국인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총 누적 확진자 308명 중 236명은 완치됐으며, 사망자를 제외한 나머지 71명은 아직 치료를 받고 있다.

외교부 재외공관 직원 코로나19 확진 현황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실]

외교부 재외공관 직원 코로나19 확진 현황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실]

의료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국가에서도 교민 보호를 위해 방역 일선에 서서 일하는 공관 직원들에 대한 코로나19 예방 조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매일 30만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는 주인도한국대사관에서는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현지인 행정직원 9명과 한국인 행정직원 1명, 외교관 1명 등 총 11명의 확진자가 단기간에 쏟아지기도 했다.

재외공관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방역 지침에 따라 공관을 축소 운영하거나 폐쇄하게 되는데, 이 경우 현지 교민 보호 등 공관 업무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앞서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지난달 20일 대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동안 공관 건물이 폐쇄되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 문을 닫은 바 있다.

지성호 의원은 "재외공관 특수지인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지역에서는 공관 직원들이 의료서비스 자체를 받지 못해 해열제와 진통제를 먹고 버티며 스스로 치유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재외공관 직원들을 코로나19로부터 관리할 수 있는 대응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나 교민들이 누굴 믿고 의지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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