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사망·재발률 17% 감소"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연구팀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팀에 의해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되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의 승기배 교수팀은 미국 하버드대 브링엄 여성병원(Bringham and Women's hospital)을 비롯한 세계 48개 국가와 공동으로 3년에 걸친 대규모 임상연구를 실시한 결과 저분자량 헤파린인 에녹사파린이 기존의 헤파린 치료보다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이나 재발률을 약 17%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전세계 2만 명 이상의 심근경색 환자에게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술을 시행한 뒤 다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항응고치료로 에녹사파린과 헤파린을 각각 투여하고 30일간 관찰한 결과 에녹사파린이 헤파린에 비해 사망이나 재발률을 약 17%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3월 초 미국 심장학회에서 보고된 데 이어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3월14일 인터넷 판으로 발표되었고, 4월 6일 같은 저널에 게재되었다.

헤파린은 1990년대 말 FDA의 승인을 받아 심근경색의 항응고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약물로 치료시 출혈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저분자량 헤파린인 에녹사파린은 분자량이 큰 표준 헤파린을 잘게 부순 것으로 헤파린의 출혈 위험을 대폭 줄인 약물이다.

국제 임상연구 운영위원회의 한국측 책임연구자였던 승기배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입원 중에도 약 15%가 사망하는데, 에녹사파린을 사용하면 이 중 17% 정도 사망과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그동안 심근경색을 치료해왔던 방식을 바꾸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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