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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만 12가지' 임혜숙 후보자…이번엔 배우자 논문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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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우체국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우체국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 지명 이후 10여 개 의혹에 휩싸였다. 논문 부풀리기나 자녀를 동반한 해외 출장, 부동산 투기 등 학자 출신으론 ‘비리 백화점’ 수준이다. 임 후보자 측은 일부 의혹에 대해 인정했으나 나머지는 부인하거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문 표절, 부풀리기 의혹은 부인 

가장 논란이 된 건 과학자로서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의혹이다. 건국대 교수인 임 후보자의 배우자 A씨는 임 후보자 또는 임 후보자의 제자들과 18차례에 걸쳐 공동으로 논문을 썼다. 이 논문 중 다수는 A씨가 부교수 승진을 앞둔 2003~2007년 발표됐다. 승진을 위해 실적을 부풀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임 후보자는 “배우자와 연구 분야가 겹쳐 제자들이 공동 지도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임 후보자와 그의 배우자는 연구 분야가 같다. 또 제자와 유사한 논문을 작성했다는 의혹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검증한 결과 논문의 유사성이 4~18%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미국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 등으로 6차례 학회에 참석할 때 장녀(4번)·차녀(3번)를 동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딸들과 관련한 비용은 모두 개인 돈을 썼다”고 해명했다.

일부는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2015·2018년 귀속 연도분 종합소득세(157만4280원)를 납부하지 않다가 장관 후보자로 발표되기 8일 전 세금을 냈다는 의혹 등이다. 임 후보자는 “단순 실수로 일부 소득 신고를 누락했었다”고 해명했다. 두 자녀가 국적법을 위반하고 한국과 미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임 후보자는 “미국 국적으로 혜택받은 사실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녀들의 미국 국적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에 취임한 지 87일 만에 조기 사임한 사실에 대해서는 재빠르게 사과했다. 그는 “가장 송구스러운 부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부동산 투기 지적엔 “법적 하자 없어”  

과기부장관 후보자 12가지 의혹. 그래픽 김경진 기자

과기부장관 후보자 12가지 의혹. 그래픽 김경진 기자

부동산 투기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 후보자는 대체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위법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그가 서울 서초동서초래미안아파트를 보유했던 2004-2014년 사이에 실제 전입 기간은 10개월뿐이다. 임 후보자는 이에 대해 “장녀 학교 문제로 도곡동에 전세로 입주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를 매각하며 6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사실에 대해선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1998년 매입한 서울 대방동 현대아파트는 ‘다운계약서’를 썼다는 의혹이 있다. 매입가(9000만원)보다 매각가(8000만원·2004년)가 더 낮아서다. 매각가가 실거래가 대비 1억원 낮다는 지적에 그는 “부동산 거래신고 의무 제도 시행(2006년) 이전의 거래”라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공인중개사 등에 일임해 처리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며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임 후보자 일가는 해외에 살면서 국내 주소를 13번 옮겼다. 임 후보자는 이에 대해 “주택 청약 자격의 취득·유지를 위해 시댁에 전입했다. (자녀의 주소 변경은) 시어머니가 한 것인데 지금은 사망해 이유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적을 보유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불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2019·2020년 각각 12만원의 정치 기부금을 민주당에 납부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당에 가입했다”고 인정했다.

한편 딸 명의의 보험료 1억2000만원을 임 후보자 부부가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연금 지급시기(2058년) 이전까진 증여세 탈세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내놨다. 국회는 4일 임 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을 검증할 예정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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