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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 봄바람보다 무좀이 먼저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봄은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 무좀도 예외는 아니다.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피부에 숨어 있던 무좀균이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다.따라서 무좀 치료는 여름이 아니라 지금이 적기다. 놈(무좀)이 기승을 부리기 전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무좀의 원인균은 피부사상균이나 효모균(칸디다균) 등 곰팡이. 온몸에 생길 수 있지만 30% 이상이 손과 발톱에 둥지를 튼다. 이 부위에 생기는 무좀을 조갑진균증이라고 할 정도로 흔하다. 손발톱 무좀은 인간의 의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스트레스가 심해 환자의 90%가 자기비하 심리가 있고, 대인관계조차 소극적이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생명과는 무관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도 반드시 퇴치해야 하는 이유다. 무좀을 무찌르는 인간의 무기도 다양해졌다. 바르는 것에서 먹는 약으로, 그리고 소화기능이 떨어진 사람을 위한 주사제까지 나왔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매니큐어처럼 바르면서 복용하는 병용요법도 등장하고 있다.

연세대 원주의대 피부과 안성구 교수는 "과거에는 손발톱을 빼거나 화학약품을 발라 말랑말랑하게 한 뒤 약물을 도포하는 매우 원시적인 치료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제품이 나오는 만큼 개인의 발 환경, 체질 등에 맞는 약물과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먹는 약물 성분은 크게 플루코나졸(주사제도 있음), 이트라코나졸, 터비나핀 계열로 구별된다. 하지만 성분은 달라도 무좀균을 파괴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같다. 먹는 약은 주로 하루 1회 복용한다. 요즘엔 먹기 편하도록 주사제처럼 주 1회 복용하는 것도 있다. 문제는 먹는 무좀약이 일부 환자에게서 간 또는 심장 독성을 일으킨다는 것.

안 교수는 "손발톱 무좀은 노년층.만성 질환자나 면역저하자에게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치료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무좀 치료 시 반드시 의사에게 자신의 질병과 처방받은 약물에 대해 알려야 한다.

증상이 사라진다고 섣불리 약을 끊으면 재발의 원인이 된다. 적어도 3~6개월 정도 새 발톱이 자랄 때까지 복용해야 한다. 특히 신발을 오래 신거나 더운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약물 복용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재발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발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치료후 최선의 사후관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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