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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담대 금리 21개월만에 최대…가계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줄줄이 상승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1개월만에 최대치였다. 일부 시중은행이 부동산 대출 관련 우대금리를 연이어 축소하고, 금융 당국이 가계 빚 관리 대책으로 부동산 대출규제를 예고하면서 대출의 허들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1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전달보다 0.03%포인트 오른 2.77%를 기록했다. 지난 1월(2.72%) 이후 3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제히 상승세다. 은행의 가계대출금리도 0.07%포인트 오른 2.88%였다. 지난해 4월(2.89%)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부 항목별로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9%포인트 오른 3.70%였다. 지난 1월(3.46%) 이후 석 달 연속 올랐다. 지난해 8월(2.86%)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7%포인트가 오른 2.73%를 기록하며 2019년 6월(2.74%)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진 이유는 지표금리 상승과 함께 은행이 부동산 대출 관련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76%를 기록해 전월보다 0.21%포인트 상승했다.

실제로 일부 시중은행은 지난달 부동산 관련 우대금리를 줄줄이 축소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우리전세론’(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기존 0.4%에서 0.2%로 낮췄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초 주택담보대출·부동산 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축소했다.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뉴스1

게다가 금융위원회가 이번 달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를 예고하는 등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가 계속되면서 은행의 신규 대출 허들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크다. 금융위는 지난 29일 현재 은행별로 적용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단계별로 차주(대출을 받는 사람)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소득에 맞는 대출을 받도록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른 이유는 지표금리 상승과 더불어 은행들이 대출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 대출금리는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2.74%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대출금리는 장기대출 비중이 상승하며 전월보다 0.06%포인트 오른 2.52%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도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라 2.88%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설 연휴 금융지원책인 추가 대출금리 인하 등의 혜택이 만료된 영향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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