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건희 미술품 기증 정신 살려야” 문 대통령, 별도 전시관 마련 지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체부, 관광자원 활용안도 검토

29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참모들에게 “이 회장이 미술품을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 회장의 기증품 내역을 보고 놀라움을 표했다고도 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등 상속인들은 지난 28일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60점(국보 14점, 보물 46점)을 비롯한 이 회장의 소장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도 기증품 전시 관련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

특히 작품 중에는 관리가 필요한 고서 및 고지도(1만2558점)와 서화(1500점) 등이 포함돼 별도의 수장고는 물론 관리 인력 보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공간 마련을 직접 지시함에 따라 ‘이건희 미술관’ 등 별도의 미술관 건립 가능성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술계에서는 서울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부지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등을 후보지로 꼽기도 한다.

한편 문체부는 ‘이건희 컬렉션’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28일 브리핑에서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 기관이 연대해 공동 해외 마케팅을 펼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관광객이 와서 꼭 찾아가고 싶은 전시장이 국내에 생긴다는 데 이번 기부의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