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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하루 확진 38만명 또 최고치, 주차장이 화장장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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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도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29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7만9257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일일 신규 사망자도 3645명이나 발생해 이틀 연속으로 3000명을 넘었다. 이로써 인도의 누적 사망자는 20만명을 넘어섰다.

일일 사망자 이틀 연속 3000명대 #택시가 임시 구급차로 사용돼 #네팔·파키스탄도 확진자 급증 #미국, 인도에 AZ 백신 긴급 지원

CNN과 BBC 등에 따르면 현지에선 화장 시설이 부족해지면서 주차장에 임시 화로가 마련돼 화장이 이뤄지고 택시가 임시 구급차로 쓰이고 있다.

인도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인도 의학협회의 나브조트 다히야 부회장은 BBC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책임을 거론하며 “모든 코로나 대응의 원칙을 공중으로 던져 버린 슈퍼 전파자”라고 비난했다.

이런 와중에 인도 정부는 불리한 정보를 통제하려다 여론의 반발마저 사고 있다. BBC에 따르면 한 남성은 “숨이 끊어지려 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산소통을 급하게 찾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당국에 기소당했다. ‘공포 또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의도가 있는 루머’를 퍼뜨린 혐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접국인 네팔·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29일 CNN에 따르면 네팔에선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수천 명씩 나오고 있다. 네팔 역학질병통제국의 크리시나 프라사드 포우델은 “인도에서 건너오는 네팔인들이 감염 증가의 일부 원인”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도 지난 28일 사망자가 201명으로 하루 최다를 기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은 대중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인 인도에 대한 긴급 지원에 나섰다.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와의 공고한 우호 관계에 따라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 회분 공급 등 지원 계획을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지난 25일 전화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인도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민주주의의 보루였던 것처럼 다른 나라를 위한 백신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도는 중국의 지원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하자 앞장서서 중국에 구호물자를 보냈다. 하지만 인도적 협력을 받는 것조차 망설일 만큼 지난 1년 사이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졌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지난 27일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네팔·스리랑카·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5개국과 온라인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물자 준비금’(emergency supplies)을 신설하기로 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코로나19 대응 연대를 위해 중국과 남아시아는 비상물자를 비축할 것”이라며 “오늘의 회의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인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인도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유진·정은혜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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