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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 허위정보로 서구 백신 불신감 조장”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대외관계청(EEAS)이?28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팬데믹을?둘러싼 허위정보 분석’ 보고서. [EEAS 웹사이트 캡처]

유럽연합대외관계청(EEAS)이?28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팬데믹을?둘러싼 허위정보 분석’ 보고서. [EEAS 웹사이트 캡처]

중국과 러시아 매체가 허위정보를 유포해 서구에서 개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고 있다.

12월~4월 中·러 국영 매체 뉴스 분석 보고서 #“서구가 가난한 나라 희생해 백신 사재기” 주장 #‘백신=공공재’ 내세우며 코로나 발원지 혼선 시도

유럽연합대외관계청(EEAS)이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둘러싼 허위정보 분석’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국영 매체가 온라인에 유럽에 유포한 각종 백신 관련 뉴스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보고서는 “중국 관영 매체의 전반적인 화법은 유럽연합의 백신 접종 과정에 대한 부정적 보도, 가난한 나라를 희생해 백신을 사재기한다는 비난으로 끝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올해 초부터 서구에서 개발된 특정 백신을 타깃으로 삼은 허위 정보가 잦아졌다”며 “‘백신 외교’가 ‘마스크 외교’를 완전히 대체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스스로 개발한 백신을 홍보하는 이른바 ‘백신 외교’를 제로섬 게임 논리에 따라 허위 정보를 섞어 서구에서 개발한 백신의 신뢰와, 유럽연합과 서구의 백신 접종 전략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구가 ‘백신의 정치화’를 한다고 비난하지만 백신을 정치화하는 나라는 도리어 중국과 러시아 자신이라고 EU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지난 3월 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연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중국은 ‘백신 민족주의’에 반대한다. ‘면역 격차(Vaccine divide)’를 거부한다. 백신 협력을 정치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척한다”는 중국국제방송국(CGTN)의 보도를 각주에서 제시했다.

지난 3월 6일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서구 언론의 조사를 촉구한 중국 글로벌타임스 사설. [글로벌타임스 캡처]

지난 3월 6일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서구 언론의 조사를 촉구한 중국 글로벌타임스 사설. [글로벌타임스 캡처]

보고서는 중국의 선전술을 네거티브 전략으로 규정했다. 즉 “중국이 자국산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홍보하면서 서부 발칸반도와 개발도상국에 더욱 적합하다면서, 접근성과 수급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러한 과시는 서구 백신의 안정성과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를 의심하게 하려는 ‘네거티브 프레이밍(negative framing)’”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29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산 백신의 전세계 공급이 1억 도스를 돌파했다고 알린 트위터 화면. [트위터 캡처]

지난 3월 29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산 백신의 전세계 공급이 1억 도스를 돌파했다고 알린 트위터 화면. [트위터 캡처]

보고서는 또 “중국의 관영 채널과 친(親) 크렘린 미디어는 서구 백신의 근거 없는 부작용을 과장하면서 노르웨이, 스페인 등에서 발생한 파이자 백신 접종 사망 사례를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EU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백신 선전전을 이어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8일 세계위생기구(WHO)가 2주 이내에 중국산 시노팜·시노백 두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일 중국산 백신이 WHO 인증을 받는다면 이는 비(非)서방 국가 백신중 첫 번째 허가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WHO 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 백신이 이미 80개국과 3개 국제기구에 백신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세계에 2억 도스 이상의 백신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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