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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논산시 '출렁다리' 명칭 공모전 논란

중앙일보

입력

다음 달 개장하는 충남 논산의 탑정호 출렁다리 명칭 공모전 결과를 놓고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논산시청 안팎에서는 “시장이 집을 자주 비우니 결국엔 이런 일이 생겼다”는 말도 나온다.

전국 최대 길이 600m 홍보 위해 추진 #금상 수상 명칭 '논산탑정호출렁다리'

충남 논산시가 다음달 개장을 앞두고 탑정호 출렁다리의 이름을 짓기 위한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한 결과 1등인 금상 수상작으로 '논산탑정호출렁다리'가 선정됐다. [사진 논산시]

충남 논산시가 다음달 개장을 앞두고 탑정호 출렁다리의 이름을 짓기 위한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한 결과 1등인 금상 수상작으로 '논산탑정호출렁다리'가 선정됐다. [사진 논산시]

28일 논산시에 따르면 시는 가야곡면과 부적면을 연결하는 탑정호 출렁다리 명칭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다. 길이가 600m로 전국 최대 규모인 출렁다리를 홍보한다는 취지였다. 공모에는 5000여 명이 참여했다. 세 차례의 심사를 거쳐 지난 23일 금상(1등)과 은상(2등), 동상(3등) 수상자가 각각 선정됐다.

금상 수상작, 공모 접수 43초 만에 신청 '1등'

금상 수상작은 ‘논산탑정호출렁다리’, 은상은 ‘탑정늘빛다리’, 동상은 ‘탑정호 출렁다리’였다. 금상과 동상 수상작의 차이는 한끗(논산)에 불과했다. 금상 수상작과 같은 명칭으로 접수된 건 35건, 동상 수상작과 같은 명칭은 65건이 접수됐다.

논산시는 수상작을 선정한 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논산과 탑정호, 출렁다리를 잘 드러낸 명칭으로 선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공모 기준을 통해 같은 명칭이라도 가장 먼저 접수한 명칭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는 게 논산시의 설명이다.

충남 논산시가 다음달 개장을 앞두고 탑정호 출렁다리의 이름을 짓기 위한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한 결과 1등인 금상 수상작으로 '논산탑정호출렁다리'가 선정됐다. [사진 논산시]

충남 논산시가 다음달 개장을 앞두고 탑정호 출렁다리의 이름을 짓기 위한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한 결과 1등인 금상 수상작으로 '논산탑정호출렁다리'가 선정됐다. [사진 논산시]

실제로 금상 수상작인 ‘논산탑정호출렁다리’ 명칭 접수는 공모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오전 9시43초에 이뤄졌다. 동상 수상작은 공모를 시작하고 불과 2초 만에 접수한 명칭이다. 가장 빨리 ‘접수’ 버튼을 누른 신청자의 명칭이 선정된 것이다. 논산시는 금상과 은상, 동상 수상자에게 각각 200만원, 100만원, 5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다.

게시판 "허무하다. 예산 낭비" 비난 글

논산시는 출렁다리 명칭을 공고하면서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렁다리를 설계할 때부터 불린 이름과 동일한 명칭을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 “애초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산시청 게시판에는 “이렇게 허무할 수가, 시장님이 반응이 궁금하다”, “고향이 논산인데 정말 창피하다”, “어이없는 행정과 예산 낭비”라는 글이 올라왔다. 공모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선정 결과를 보고 황당했다. 이럴 거면 왜 공모를 진행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영배(왼쪽부터), 백혜련, 서삼석, 전혜숙, 김용민, 황명선, 강병원 최고위원 후보. 뉴스1

26일 서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영배(왼쪽부터), 백혜련, 서삼석, 전혜숙, 김용민, 황명선, 강병원 최고위원 후보.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3선인 황명선 논산시장은 5.2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다. 전국을 순회하는 전당대회 일정 때문에 수시로 연가를 내고 시청을 자주 비우는 상황이다. 지난 20일과 22일, 26~27일에도 연가를 내고 전당대회에 참가했다.

논산시장, 연가 내고 민주당 전대 최고위원 출마 

논산시 관계자는 “명칭 공모전 입상작이 공개된 뒤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시장께도 보고했다”며 “재공모는 사실상 어렵고 수상작으로 선정된 명칭을 실제로 사용할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논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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