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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 하나로 고기 다 구워" 리뷰에, 사장 "테러하면 후련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의 한 흑돼지 집의 위생 문제를 지적하는 리뷰를 달았다가 사장에게 진상 취급을 받았다는 A씨의 글이 게재됐다. 사진 네이트판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의 한 흑돼지 집의 위생 문제를 지적하는 리뷰를 달았다가 사장에게 진상 취급을 받았다는 A씨의 글이 게재됐다. 사진 네이트판

제주도의 한 유명 맛집 사장이 비위생적인 조리도구 사용을 지적하는 리뷰에 “테러할 줄 알았다”는 댓글을 남겼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6일 ‘이 시국에 집게 하나로 모든 테이블 고기 굽고, 집게 교환 요청한 손님 매도하는 제주 흑돼지 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식당에서 이런 취급 처음 받아보고 너무 어이없어서 글을 써본다”며 자신이 포털사이트에 남긴 리뷰와 여기에 달린 사장의 댓글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지난 21일 부모님과 함께 해당 식당을 찾은 A씨는 직원이 하나의 집게와 가위로 모든 손님의 고기 굽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저희 고기를 자르던 중 집게로 손님이 떠난 옆 테이블의 양은냄비 음식물 담기는 부분을 집고, 다시 저희 고기를 뒤적였다”고 적었다.

이후 사장 역시 사용한 흔적이 있는 집게와 가위를 들고 테이블로 왔고, A씨는 집게 교환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자 사장은 “손님같이 예민한 분이 리뷰 0.5점 쓴다”고 말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도 “손님한테 다른 손님 욕하시는 거 아니다”라고 응수했고, 사장은 이후 그의 테이블을 자주 확인하지 않았다.

A씨가 포털사이트에 남긴 식당 리뷰와 이에 달린 사장의 댓글. 사진 네이트판

A씨가 포털사이트에 남긴 식당 리뷰와 이에 달린 사장의 댓글. 사진 네이트판

결국 고기가 타버리자 사장은 말없이 탄 부분을 자르고 갔고, 남은 고기에도 탄 게 많아 사진 찍으니 달려와 “고기 탄 걸 사진 찍으면 어떡하냐”고 했다고 A씨는 리뷰에 적었다.

A씨는 “위생이 너무 심각해서 얘기하니 사장이 예민한 진상 손님 취급했다”며 “취급한 대로 써드리겠다. 손님도 식당 사장에게 함부로 비하당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사장은 “첫 한마디 듣고 0.5점 리뷰 쓰실 줄 알았다”며 “고기 탄 부분이 10원짜리의 100분의 1보다도 적은데 그쪽 부위만 사진 찍는 것 보고 100% 확신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고기 한 점도 안 남기고 다 드시고, 아버님께서는 맛있게 드셨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테러하면 기분이 후련하시냐”고 물었다.

사장은 “많은 분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제주 여행 오시면 맛있는 고기 드시고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해 소스와 밑반찬들을 다른 매장과 다르게 준비한다”며 “이 준비과정과 매장 운영이 만만해 보이나. 손님이 함부로 0.5점 주는 그런 노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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