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구상" 황교안 행보에…진중권 "넋놓고 계시는게 애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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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스1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스1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1년여 만에 방송에 출연해 "어떤 형태로든 나라와 국민·민생을 챙기기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본격 행보를 예고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넋 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국"이라고 20일 비꼬았다.

황 전 대표는 전날 밤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집과 부인을 소개했다.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분열의 시기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가야 할 건지 미래 비전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를 공격하는 사람과는 싸우지 않겠다"면서 "국민을 망가뜨리는 세력과 싸움에 전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의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차례 통화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나설 것인지를 물었다"고 했다. 부인 최지영씨가 "남편이 사랑하는 첫 번째 대상은 나라와 국민이다"며 남편을 치켜세우자, 황 전 대표는 "첫 번째는 가족"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21대 총선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는 의미로 미래통합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한동안 공식활동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왔다.

그러던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 하루 전인 지난달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다짐했다.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보잘것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올리며 복귀를 시사했다. 이후 4·7재보궐선거, 민생, 부동산문제 등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혁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혁재 기자

한편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전 대표의 복귀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한국에서 그저 넋 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국할 수 있는 사람이 그 말고 또 있는가"라며 "왜 그 특권을 굳이 마다하려고 하시냐"고 비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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