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명 중 4명이 유방암 ­… 왜 자꾸 늘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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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 UP! 재발 DOWN'.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이희대 영동세브란스병원 교수)가 유방암의 달인 10월을 맞아 내건 슬로건이다. 정기검진을 받아 유방암을 초기 발견, 완치율을 높이고, 이미 진행된 암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자는 뜻이다.

◆ 급증하는 유방암=유방암은 2001년 여성암 중 1위를 차지한 뒤 2004년엔 인구 10만 명당 40.5명이 걸릴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 중 16.8%를 차지하고 있다.

유방암이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원인은 생활습관의 서구화다. 동물성 지방은 유방암 발생의 주범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을 만드는 원료인 데다 빠른 초경, 출산율 저하, 수유 기피 등이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대한 노출을 늘려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

실제로 현재 한국 여성들의 하루 열량 섭취는 3000㎉(1981년 2500㎉), 출산율은 1.19명(1980년 2.0명), 결혼 연령은 27.3세(1990년 24.9세), 초경 연령은 12.7세(1988년 13.5세)로 유방암 발생을 높이는 요인들이 강화되고 있다.

◆ 조기발견이 완치의 지름길(UP!)=유방암은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극복의 지름길이다. 강동성심병원 일반외과 박찬흔 교수는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기 땐 95.7%, 2기 89.0%, 3기 64.4%로 줄다가 4기가 되면 28.4%로 급감한다"고 밝힌다. 아무리 좋은 수술법이나 치료제도 조기 발견, 조기 치료보다 못하다는 것. 특히 조기 발견할수록 유방을 보존할 가능성도 커진다(1기 55%, 2기 37.3%, 3기 18.2%, 4기 7.5%).

조기 발견을 위해선 불편한 증상, 또는 혹이 만져지기 전에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진단법은 유방 X선 검사(맘모그래피)다. 유방이 작고 조직이 치밀한 여성은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게 좋다.

검사는 35~40세 땐 2년에 한 번, 40세 이후엔 매년 받아야 한다. 단 직계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등 유방암 발생 위험이 클 땐 30세부터 해마다 검진을 받는다. 검사상 혹이 있다고 생각될 땐 조직검사 등 암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 재발 막기 위해선 10년간 관리 필요(DOWN!)=유방암은 성장 속도가 늦은 대신 재발 가능성이 크다. 3기 환자는 5년 이내에 50%가 재발하고, 5~10년 사이 재발률도 30%나 된다. 따라서 수술뿐 아니라 수술 전후 약물(항암제, 호르몬 제제).방사선 등 보조 치료가 중요하다. 상계백병원 일반외과 한세환 교수는 "보조 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은 절반, 재발로 인한 사망률은 3분의 1 정도 감소한다"고 들려준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보조 치료는 항암제와 항호르몬제제를 사용한 약물 치료. 특히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양성인 환자는 수술 후 10년간 항호르몬 치료를 함으로써 재발률이 월등히 감소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영혁 교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환자 중 폐경 전 여성은 타목시펜 5년 복용이 표준 치료"라며 "폐경 후 환자는 타목시펜이 여전히 효과적이기는 하나 최근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5~10년 사용해 재발률을 더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통상 항암 치료는 수술 후 3~6개월간 받으며 방사선 치료는 유방을 부분절제했거나 암세포가 겨드랑이 임파선에 4개 이상 전이됐을 때 받게 된다.

마음의 안정과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도 좋은 치료제다. 충분한 수면과 따뜻한 목욕, 공연이나 독서, 음악 등의 취미생활을 즐기며, 매일 일기를 쓰는 등 삶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운동은 하루 30분 정도 할 것. 단, 테니스나 스키처럼 팔에 무리를 주는 스포츠는 림프부종을 야기하므로 피해야 한다. 또 동물성 지방, 염분, 설탕 등을 줄인 적절한 식사요법도 필요하다

*** 유방암 위험 인자와 발병률 증감

.초산 연령(35세 이후):1년 늦춰질 때마다 3% ↑

.초경 연령(12세):1년 늦춰질 때마다 4% ↓

.폐경 연령(55세):1년 늦춰질 때마다 3% ↑

.수유경력:1년 길어질 때마다 4.3% ↓

.출산력:1회 출산시 7% ↓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경우:24% ↑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을 경우:매년 2.3% ↑

.비만.과음.운동부족: ↑

자료: 2004년 아태지역 종양학 최고회의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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