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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吳 당선돼도 조사" 벼르던 시의회, 압도적 표차에 고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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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관련 내부정보 유출 및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이해충돌 의혹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관련 내부정보 유출 및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이해충돌 의혹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시의회, 오 시장 견제는 계속 이어질 듯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과 관련한 특별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당초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진상규명을 미룰 수 없다"던 강경한 입장에서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 기류변화

조상호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9일 "오세훈 시장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면서 "시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는 차원에서 (조사 실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13일에 개최될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행정사무조사 요구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곡동 의혹 규명을 위해 행정사무조사를 추진하고 특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의원 40명이 발의한 '내곡동 보금자리주택 지구 관련 내부정보 유출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해충돌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은 오는 1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다루기로 했었다.

김인호(앞줄 왼쪽 네번째)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시의원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시장(당시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김인호(앞줄 왼쪽 네번째)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시의원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시장(당시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시의원들이 오 시장에 대한 조사를 머뭇거리게 된 데는 이번 선거 때 나온 압도적인 표차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의원은 "솔직히 이 정도 표차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조사를 강행하기엔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취임 첫날 곧바로 의회를 찾아 "의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고개를 숙인 모습을 보인 것도 조사를 강행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서울시의회가 내곡동 의혹 조사에 나서지 않더라도, 오 시장에 대한 견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8일 서울시청 공무원들에게 메일 보내 "신임시장의 임기가 1년 3개월이기에, 시민들이 기대하시는 바는 큰 성과나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시정운영과 민생회복을 향한 노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인사 단행이나 조직개편보다 조직의 안정성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압도적 표차'에 "민심 수용해야" 고민 

김 의장의 메일을 두고 서울시 공무원들은 당혹스러운 반응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입법부 격인 의회가 행정부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서울시 안팎에선 “오 시장에 대한 시의회의 견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전체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조례 개정이나 예산 심의 과정 등에서 시의회와 마찰을 빚는다면 오 시장도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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