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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혈전 논란에 교사들 "접종 불안"…고3 접종 문제없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보건교사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보류된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보건소가 텅 비어있다. 뉴스1

보건교사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보류된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보건소가 텅 비어있다. 뉴스1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혈전 질환에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교사 접종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교육부는 연기된 교사 백신 접종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교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당초 8일부터 보건·보육·특수교육 교사와 어린이집 간호인력에 대한 AZ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하루 전날인 7일 AZ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AZ 백신과 혈전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EMA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다.

질병청이 접종 연기를 발표한지 약 6시간 뒤 EMA는 “특이 혈전을 AZ 백신의 매우 드물게 생기는 부작용으로 등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EMA는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한 AZ 백신 접종 권고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혈전 질환과의 연관성을 인정한셈이라 향후 백신 접종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접종 연기 길어지지 않을 것"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보건소를 방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직원 코로나19 백신접종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보건소를 방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직원 코로나19 백신접종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교사 접종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접종 연기는 EMA 발표를 지켜보기 위한 결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방역 당국이 결정하겠지만, 교사 접종이 장기간 미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도 AZ 백신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8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AZ 백신은 안전성·유효성에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접종 재개를 시사했다.

교사 접종 동의율 67% 그쳐…더 낮아질수도

지난 1월 2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접종을 재개해도 교사들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접종 대상 교직원의 접종 동의율은 67.3%에 그쳤다. AZ 백신의 혈전 부작용이 확인되기 전 이뤄진 조사이기 때문에 지금 조사를 한다면 동의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

교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백신을 맞겠다는 교사와 꺼리는 교사가 확연히 나뉘고 있다"며 "부작용 등의 건강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접종이 연기되면서 불안감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백신을 맞으라고만 할 게 아니라, 다시 철저하게 검증해서 AZ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접종 후유증에 대한 대책도 촉구했다. 조 대변인은 "교사들은 접종 후유증으로 동료 교사나 학생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하고 있다"며 "휴가 사용 계획이나 접종 일정에 대해서 교사에게 맡기지 말고 명확한 지침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 물량 '빠듯'…고3 접종 가능할까

지난달 25일 오전 대전에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오전 대전에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보고 있다. 뉴스1

교사 접종이 차질을 빚으면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담당 교사 접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일 질병관리청은 2분기에 고3 학생과 담당 교사에 대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고3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AZ가 아닌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이지만, 문제는 부족한 물량이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3월 말 들어온 100만회분을 포함해 2분기 도입이 확정된 화이자 백신은 총 729만7000만회분이다. 하지만 2분기 접종 대상인 노인 시설 등 코로나19 취약시설 관련 입소자 및 종사자와 75세 이상 노인은 총 379만8000명으로 총 759만6000회분의 백신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접종을 마치기에도 물량이 부족한 것이다.

교육부는 접종 일정에 대해 방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구체적인 백신 접종 일정이나 도입 계획은 전적으로 질병관리청이 관리하고 있다"며 "방역 당국과 협조해서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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