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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 휘는 청소년…10대 맞아?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 허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무거운 책가방과 스트레스, 몸집에 비해 턱없이 작은 책.걸상, 운동 부족으로 척추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10대는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성장과 더불어 건강을 다져야 할 시기. 하지만 부모들조차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해도 '바른 자세'에 대한 권유에는 인색하다. 인체의 기둥인 허리가 어릴 때부터 병들고 있는 실태와 예방.조기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10대 척추질환 급증=청소년 척추질환이 최근 20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문재호 교수는 요통, 목 통증, 허리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 뒤로 휘는 척추후만증 등으로 재활의학과 외래를 찾는 청소년 환자 수가 1987년 전체 환자의 2.3%에서 2004년 17.8%(외래 환자 10만812명 중 1908명)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또 "척추가 불편한 증상이 반복되면 목디스크, 관절염, 척추변형 등이 오면서 구부정한 모습을 취하게 돼 키도 작아진다"고 설명한다.

척추 이상은 초등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월 서울시내 초등학생 5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척추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이 9.7%나 됐다. 실제 목이나 허리 디스크, 자세 이상 등으로 병원을 찾는 초등학생도 드물지 않다.

◆병원 대부분 늦게 찾아=척추 이상의 가장 큰 원인은 나쁜 자세다. 문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 학원을 전전한 뒤 집에 와선 컴퓨터를 사용하느라 책상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며 "초등학생은 11 ~ 12시간, 중.고등학생은 13 ~ 15시간에 이른다"고 지적한다.

나쁜 자세도 문제다. 동일한 시간 책상에 앉아 있더라도 구부정한 자세일 땐 피로감.졸림.집중력 저하 등과 함께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목.어깨.허리 등에 통증이 온다.

무거운 배낭 가방도 일조를 한다. 게다가 가방 끈을 길게 늘어뜨린 채 들고 다니는 것도 허리 건강을 해친다. 책가방 끈을 길게 해 메면 무거운 책이 밑으로 쳐지면서 임산부처럼 허리에 부담을 준다.

병이 한참 진행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것도 문제다. 일찍 발견을 하면 바른 자세, 보조구 착용 등을 통해 척추 변형을 막을 수 있지만 심각한 통증이나 옷을 입고서도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변형이 오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바른 자세가 척추에는 '보약'=책상에 앉아 있을 땐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선 무릎 높이와 의자 높이가 수평이 돼야 하므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의자를 사용하는 게 좋다. 걸상의 등받이는 고정된 상태에서 높을수록 좋다. 이상적인 등받이 각도는 95 ~ 100도. 의자의 깊이는 무릎 뒤에서 엉덩이까지 딱 맞는 게 좋다.

머리를 앞으로 숙이지 않고도 학습할 수 있도록 책상을 자유자재로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이런 책상이 없을 땐 책 받침대를 사용해 보자.

자세는 앉은 상태에서 발목.무릎.엉덩이가 90도를 유지하면서 가슴을 편 채 머리를 위에서 잡아당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치켜들 것. 30분에 한 번씩 단 몇 초간이라도 일어섰다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1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신체활동도 하루 1시간은 해야 하는데 체육시간이 없는 날은 하루 1시간씩 공놀이, 수영 등으로 보충해야 한다. 척추 이상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선 어머니는 딸과, 아버지는 아들과 목욕을 하면서 척추 이상을 관찰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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