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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무더위, 상쾌한 한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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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로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도 치솟는다. 이런 날씨엔 천하장사라도 입맛을 잃기 쉽고 금세 지치기 마련. 오이 냉국.열무냉면.냉콩국수 등 시원한 음식 생각이 간절하지만 배탈이 걱정된다. 한방차는 '여름 나기'가 괴로운 사람에게 훌륭한 '보약'이 될 수 있다. 장점은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비용도 저렴하다. 대부분 따뜻하게 데워 마시지만, 일부는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한방차의 효능과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열대야 극복엔 대추차.맥문동차=열대야가 계속되면서 견디기 힘든 것이 수면 부족이다.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신현대 교수는 "대추차는 신경을 안정시킨다"며 "특히 열대야로 불면증.신경쇠약을 겪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생대추는 불면증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차로 끓여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도 간단하다. 대추를 두세 토막으로 썬 뒤 씨와 함께 물에 넣어 끓이는 것이 전부. 대추 자체의 당분이 높으므로 설탕.꿀은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

맥문동은 성질이 차가워 열을 식히고 갈증을 멎게 한다. 물 1ℓ에 맥문동 6~8g(하루 분량)을 넣고 2시간가량 달이면 맥문동차가 만들어진다. 열대야 시기엔 이 차를 하루 3~5회 마신다.

◆황기차.솔잎차.인삼차는 땀.갈증의 해결사=황기는 땀이 나는 것을 막아 주고 기운을 북돋아 준다. 특히 몸이 야위고, 허약한 사람과 찰떡궁합이다. 차를 만들어 마시면 땀(식은땀 포함)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효험이 있다. 물 두세 컵에 황기 12g(썰어서 꿀물에 담근 뒤 볶은 것)을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이면 완성된다.

다사랑중앙한방병원 심재종 원장은 "솔잎은 성질이 차고, 기(氣)를 내려 주며, 열기로 뜨거워진 오장육부를 진정시킨다"며 "평소 땀이 많고 열이 많은 사람은 여름에 솔잎차를 마실 것"을 권했다.

솔잎차는 신선한 생 솔잎을 끓는 물에 10분간 담그면 만들어진다. 솔잎가루를 빙수에 넣어 먹어도 된다. 다만 몸이 차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기력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리며, 갈증을 자주 느낀다면 인삼차가 '보약'이다. 에어컨으로 인해 냉방병이 생겨 으슬으슬 몸이 떨리는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에겐 훌륭한 감기약이다. 그러나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기피 대상이다. 수삼이나 홍삼 10g을 물 500㎖에 넣고 달이거나 끓는 물 1잔에 인삼가루 1~2 찻숟갈을 타서 마시면 된다.

◆소화기 질환엔 매실차.쑥잎차가 특효약=한방에서 매실은 변비.설사의 예방.치료제다. 더위를 먹어 어지럽고 구토가 날 때도 흔히 처방한다. 물 300㎖에 오매(연기에 그을려서 말린 매실) 5~10개를 넣고 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마신다.

쑥잎차의 주원료인 쑥은 성질이 따뜻해 위를 따뜻하게 하고 위액 분비를 촉진한다. 한방에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쑥을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쑥은 또 손발이 차거나 아랫배가 찬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 쑥잎차는 쑥의 새 잎(햇빛에 말린 것)을 끓인 뒤 80~90도로 식힌 물에 넣고 우려낸 것이다.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오미자차.구기자차=오미자차는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특히 신맛이 강하다. 비타민A.C가 풍부해 피로를 풀어준다. 특히 땀이 많은 사람과 수험생의 여름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잘 씻은 오미자의 물기를 빼고 찬물에 10시간가량 담가 우려내면 오미자차가 만들어진다. 신맛이 싫으면 우려낸 물을 살짝 끓이면 된다.

구기자는 열을 식히고 원기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 600㎖에 구기자 6~12g을 넣고 약한 불에 서서히 달여 하루 2~3회 나눠 마시면 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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