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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콜레스테롤 수치만 신경 쓴다고?

중앙일보

입력

건강진단서를 받으면 유심히 살펴보는 숫자 가운데 하나가 총 콜레스테롤 수치다. 이를 보고 '혈관의 건강'을 확인한다. 그러나 최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혈관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의료계에서 제기됐다. 이보다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훨씬 정확한 바로미터라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이 수치를 보고 고지혈증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 대책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고지혈증의 진단.치료 기준으로 삼는다. 현실과 안 맞는 건강보험공단의 지침 때문이다.

현재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순환기학회.내분비학회.당뇨병학회 등 네 학회가 공동으로 보험공단 측에 기준 변경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LDL 콜레스테롤은 자신의 총 콜레스테롤 수치(단위 ㎎/㎗)에서 70을 빼면 대략적인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이 셈법을 완전히 믿어선 안 된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 범위에 있는데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로 보면 고지혈증인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50(단위 ㎎/㎗) 이하라면 혈관질환 발생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 국립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NCEP)은 지난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환자의 상태별로 각각 유지해야 할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발표했다(그래픽 참조). 그러나 최근 김효수 교수팀이 전국 병.의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고지혈증 환자 500명(평균 57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41%만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목표치 이하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혈증은 아무 증상 없이 서서히 혈관 벽을 손상시켜 흔히 '소리 없는 살인자'로 통한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걷기.수영.자전거 등 운동을 매주 3회 이상(매번 30분 이상) 해야 한다. 또 기름기 있는 동물성 음식을 적게 먹으면서, 채소.과일, 덜 도정된 곡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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