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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높은 사전투표율, 여야 서로 “유리” 전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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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호 03면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일 첫날 투표율이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높게 나오자 여야는 분주하게 유불리를 따지는 모습이었다. 통상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의 경우 젊은층의 참여도가 높은 만큼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0~30대 젊은 층의 야당 지지세가 여당보다 더 높게 나타나곤 했다. 단순히 사전투표율만 놓고 섣불리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 부부, 삼청동서 투표 #윤석열, 부친과 함께 한표 행사

국민의힘은 이날이 평일(금요일)이었던 만큼 학업과 근무 등으로 시간 활용에 제약이 있는 젊은 층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장년·노년층의 투표가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숨죽이며 선거 흐름을 지켜보던 ‘샤이 진보층’이 위기감에 이끌려 첫날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전투표율만으로 전체 판세를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하지만 첫날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데는 ‘이번엔 차라리 기권하겠다’던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바꿨다는 의미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궐선거의 경우 여당 조직표의 위력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표율이 높은 게 야당에 유리할 수 있다”며 “이번에도 7일 투표까지 합해 최종 투표율이 높게 나타날 경우 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다. 문 대통령의 사전투표 일정은 투표소에 도착하기 27분 전인 오전 8시31분 문자를 통해 공지됐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조용한 투표 동선’을 기획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5분간 투표소에 머물다 떠났고 투표를 독려하는 별도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로 취임 후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서울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지난달 4일 총장 사퇴 후 첫 공개 일정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몸이 불편한 부친의 왼팔을 잡고 부축하며 투표소에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투표 순서를 기다리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취재진 앞에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사퇴 이후 행보와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 정치적 중립성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이날 배우자 김건희씨 대신 부친과 함께 사퇴 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선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충청권 표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전 총장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부친인 윤 교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충남 공주에서 자랐다.

강태화·하준호·김기정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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