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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속 수상한 랩뭉치…갈라파고스 거북 185마리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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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세이모어 공항에서 지난달 28일 적발된 여행가방. 새끼 갈라파고스 거북 185마리가 랩에 싸인 채 발견됐다. 사진 에콰도르 환경부

에콰도르 세이모어 공항에서 지난달 28일 적발된 여행가방. 새끼 갈라파고스 거북 185마리가 랩에 싸인 채 발견됐다. 사진 에콰도르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갈라파고스 거북 185마리가 비닐 랩에 싸인 채 밀반출되려다 적발됐다.

에콰도르 환경부, 현지 환경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세이모어 공항에서 에콰도르 본토의 과야킬로 운송되려던 화물을 검색하던 도중 185마리의 새끼 거북을 담은 빨간색 여행 가방이 발견됐다.

밀반출 직전 구출된 갈라파고스 자이언트 거북. 사진 에콰도르 환경부

밀반출 직전 구출된 갈라파고스 자이언트 거북. 사진 에콰도르 환경부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엑스레이 검색대에서 기념품으로 신고된 화물의 스캔 사진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해 가방을 검색한 결과 멸종위기종인 갈라파고스 자이언트 거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측은 경찰에 야생동물 불법 소지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고, 수사 결과 이번 밀반출 사건에 경찰관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해당 경찰관이 체포됐다.

에콰도르 공항 화물 X-ray 검사에서 적발된 여행가방 속 갈라파고스 거북들. 대부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1~6개월로 추정된다. 사진 에콰도르 환경부

에콰도르 공항 화물 X-ray 검사에서 적발된 여행가방 속 갈라파고스 거북들. 대부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1~6개월로 추정된다. 사진 에콰도르 환경부

현지 환경단체인 ‘갈라파고스컨서번시’에 따르면, 발견 당시 거북들은 공항 검색에서 발견되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랩으로 한 마리씩 싸여 있었다. 185마리의 새끼 거북 중 10마리는 발견 당시 이미 죽은 상태였다.

발견된 거북들은 모두 태어난 지 1~6개월밖에 안된 어린 거북으로 추정된다. 현재 살아남은 거북들은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즈 섬에 위치한 보호센터로 옮겨졌고, 수의사 등이 돌보고 있다.

갈라파고스 거북이 발견된 빨간 여행가방에서 관계자가 거북을 꺼내는 모습. 갈라파고스컨서버시

갈라파고스 거북이 발견된 빨간 여행가방에서 관계자가 거북을 꺼내는 모습. 갈라파고스컨서버시

갈라파고스컨서버시의 와초 타피아는 “거북들은 발견 당시 모두 심각한 저체중 상태였고, 현재 크기와 체중을 재며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로 옮겨진 거북들 중 5마리가 더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갈라파고스 자이언트 거북은 지구에 살아있는 거북 중 가장 큰 종이다. 갈라파고스 제도에만 사는 육지 거북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취약' 등급의 멸종위기종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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