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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기의 옷입기

중앙일보

입력

어느덧 5월로 접어 들면서 까탈스러운 간절기가 진행되고 있다.

아침마다 옷입기가 애매해 날씨를 꼭 챙겨 듣지만 그래도 있는 옷으로 구색 맞춰 입기도 만만치가 않다. 짧은 소매 옷은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데, 그렇다고 긴 소매옷을 입자니 오후의 날씨가 찜통이라.

건강적인 측면을 위해 좀더 합리적으로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 우리들이 입는 옷은 보기에도 좋고 활동하기에도 편리하며 건강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옷을 입었을 때 따뜻하거나 춥고 덥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우리 몸과 옷 사이의 ‘의복내 기후’에 의해 결정된다. 이 의복내 기후는 온도, 습도 그리고 기류(氣流)에 의해 달라진다. 따뜻하게 보온해 주고 습도가 적당하고 가벼운 의복내 기류가 유지되어야만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두터운 니트를 입은 사람, 민소매 옷위에 짧은 볼레로 가디건을 걸친 발랄한 아가씨,
넥타이까지 꽉메고 출근하는 셀러리맨, 반팔에 청바지로 간편하게 멋부리고 등교하는 학생들...간혹가다 저녁엔 패딩을 입은 사람까지 보이기도 한다.

엊그제 긴소매 남방을 입고 자켓을 걸칠까 말까 하던 고민은 이미 물건너 갔다.
지금은 반소매를 입으면 아직 추울까 아닐까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때 이른 더위에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다 감기가 걸린 지인은 아침저녁으로 뜨거운 차와 함께 고행을 하고 있다.

옷 속의 적당한 바람은 좋은 자극이 되어 우리 몸안의 호르몬 분비나 신경의 조화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된다. 찬바람도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자극이 되어 ‘아드레날린’이나 ‘코디손’같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러니 적당한 통풍을 유지할 수 있는 알맞은 옷차림이 최선인 것이다.

백년만의 더위라고 했던가. 백년만의 더위가 오더라도 아직은 간절기다. 너무 두껍게 입고 다녀 벌써 부터 땀띠로 고생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좀 귀챦더라도 가벼운 가디건을 챙겨입는 센스야 말로 건강도 지키고 약값도 안드는 지름길이다.

아직 옷장 속의 간절기 옷은 유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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